[허영재 과천시 문원동 시민활동가]

교직 퇴직 후 10년간 기후위기 강연
일회용품 저감·집앞 화분 놓기 실천
집수리·발달장애인 사회화 등 봉사
도내 최우수 '행복마을관리소' 영예
허영재 과천시 문원동 마을지킴이.

“우리 고장을 살기 좋은 환경으로 가꿔나가고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과천시 문원동에서 환경지킴이와 장애인 권익옹호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허영재(61·사진) 씨의 신념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허 씨는 15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우연히 2009년 과천시의 환경생태교육을 받게 되면서 시민활동가의 삶에 뛰어들었다.

푸른과천환경센터의 전신인 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강의를 맡은 그는 당시 '환경과 커피'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는데 수강생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십 년 전 기호식품이었던 다방 커피가 이제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일반식품이 되어버렸고, 커피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일회용 물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구 환경파괴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푸른과천환경센터에서 지난해까지 10년간 환경 강사 활동을 한 그는 지금은 실천단계로 문원동 행복마을관리소에서 마을지킴이 활동을 하며 동네 관리에 힘쓰고 있다.

주민들에게 커피숍에서 텀블러 사용하기, 냅킨이나 티슈 사용 자제하고 손수건 쓰기 등 친환경운동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마을을 위한 '내 집 앞 가꾸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나가는 사람과 주민을 위해 집 안에서 기르던 화분을 집 밖에 내놓는 것인데, 모범 가정을 선정해 사진전시회도 가졌다.

택배가 활성화되면서 들여오는 화학물질 아이스팩은 걷어서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고, 살균 건조해 축산도매점 등 필요한 업소에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마을방범 순찰, 초등학생 등하교 봉사, 여성안심귀가 지원, 취약계층 간단 집수리 및 돌봄서비스 등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었기 때문인지 문원 행복마을관리소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행복마을관리소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 권익옹호활동가로도 일하고 있는 허 씨는 “장애인을 돕는 것은 봉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발달 장애인들과 함께 사회체험에 나선다.

“카페나 식당에 가서 음식을 같이 먹어보고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도 데리고 갑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안되지만 전에는 체육관에 가서 운동경기 관람도 같이했습니다. 가끔은 시낭송회도 하는데 장애인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허 씨는 “환경과 생태, 복지 분야 등에서 시민활동가들이 좀 더 많이 배출되길 바라고, 또 이들이 쓰일 수 있도록 과천시가 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바램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적 실리만 따지지 말고 장애인, 취약계층, 연약자 등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과천=글·사진 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