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성태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4대 본부장이 26일 인천시청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산선 존치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황재철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인노협) 초대의장과 염성태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4대 본부장을 비롯한 인천지역 노동운동 원로 지도자들은 26일 인천시청 앞에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인천산선·현 일꾼교회) 건물 존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입으로는 민주주의와 개혁을 부르짖는 더불어민주당 시정부가 인천과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소중한 유산인 일꾼교회를 허물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꾼교회는 1962년 초가집을 얻어 당시 인천항 주변 부두와 공장 노동자들에게 최소한 인간다운 권리와 노동법에 보장된 권리의식을 일깨우며 활동을 시작한 우리나라 산업선교회 효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천산선은 80년 광주의 학살소식을 인천지역사회에 알려나갔을 뿐 아니라 85년 대우자동차 노동자 투쟁과 87년 6월 항쟁,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지원한 노동자들의 사랑방이자 피난처이고 인쇄소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한 활동을 벌였던 조지 오글 목사 뿐 아니라 그의 애제자였던 조화순 목사, 이곳에서 노동 간사 역할을 했던 김근태 전 국회의원 등이 국가훈장 무궁화훈장을 받게 한 곳”이라고 역설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50년이 안 됐다, 무허가다, 보존가치가 없다, 낡았다”는 등의 이유로 철거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인천시가 자신들의 천박한 역사의식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원로 지도자들은 “우리는 군사정권과 자본의 비호를 받는 어용노조에 맞서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이며, 일꾼교회에는 인노협과 민주노총의 역사가 깃든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흔 둘인 김정택 목사가 30일씩 단식농성을 하고 나서야 인천시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이번 변화가 진정성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국면 전환을 위한 시간끌기인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최근 인천시가 일꾼교회 뿐 아니라 동일방직과 일진전기 터 역시 대대적으로 초고층아파트로 재개발하겠다고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면서 “개발론자와 재벌 건설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허물어지는 노동의 역사와 근대산업유산을 지켜나가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찬흥 논설위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