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전시관 유독 많은 중구 '학예사 5명뿐'…기획·관리·교육까지 업무 과다
7급 기준 월급도 타기관보다 55만원 적어…1년 미만 퇴사 잦아 처우개선 지적
'중구문화재단 설립 주민의견 수렴서' 발췌

인천 중구문화재단 창립에 앞서 학예사 처우 개선과 전문 인력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중구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구에서 일하는 학예연구사는 총 5명이다. 문화재 관리와 유물 구입, 영종역사관 학예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 3명과 한중문화관, 화교역사관 등 주요 박물관과 전시관을 관리하는 인원 2명 등이다.

고용 형태는 임기제 3명과 일반직 1명, 기간제 1명으로 구분돼 있다. 일반직 학예직은 규정상 7급이지만 처우는 공무원 9급과 동일하다. 공무원보수규정 확인 결과 7급 학예사는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한 월 급여 194만4500원을 받는다.

게다가 승진 기회가 전무해 업무 경력과 연차가 쌓여도 임금은 제자리다. 반면 경기문화재단 등 타 기관 학예직 급여는 기본급 기준 219여만∼249여만원으로 확인됐다.

인력 확충도 시급하다. 중구는 박물관과 전시관이 많음에도 1∼2명의 학예사가 전시 기획과 유물 관리, 교육까지 모든 업무를 소화하느라 양질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학예사들이 1년을 채 근무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잦다.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서라도 중구문화재단 창립을 계기로 학예사 처우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직에 있는 한 학예사는 “학예사는 직업 특성상 석사 이상의 고학력이 요구될 뿐 아니라 업무 수행을 위해 개인적인 연구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좋은 전시와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면 학예사가 고유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중구 관계자는 “학예사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문화재단 정관을 만들면서 노무사 등과 협의를 거쳐 처우 개선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