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서울 다음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잦은 도시다. 서울이 1위고, 인천과 부산이 2위를 앞다투고 있다.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예능 등 영상물 종류도 다양하다. 인천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에 드라마 42편, 영화 41편, 뮤직비디오 28편 등이 인천에서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촬영 횟수는 많지만, 인천에 의미 있는 공간을 담은 것은 아니다. 인천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촬영팀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폐공장이나 도로 등을 선호한다"라며, "인천의 보다 다양한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어, 촬영 명소가 많다. 개항장 거리와 차이나타운 등 특색있는 장소와 원도심 풍경이 남아 있는 중구가 대표적이다.

한류콘텐츠에 담긴 인천의 모습을 통해 주목할 가치가 있는 핫플레이스들을 잇츠뉴스가 알아봤다.

 

드라마 <도깨비> 속 배다리 헌책방 거리

▲ 김신과 지은탁이 거닐던 배다리 헌책방 인근 골목.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 드라마 ‘도깨비’ 속 송도 경원재.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배다리 헌책방 거리는 인천 금곡로 일대에 있다. 예전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수로를 통해 작은 배가 오고 가는 다리가 있어서 ’배다리‘라고 불린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역사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다. 처음에는 축현초등학교 앞에 헌책을 파는 노점상들이 들어섰는데 배다리 거리로 헌책 노점상들이 들어오고 헌책방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나비날다, 아벨서점 그리고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한미서점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2016년 '인천 맞춤형 영상물 유치·지원사업' 대상작으로 tvN 드라마 ‘도깨비’를 선정해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에 1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드라마에 인천이 주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1회에서 8회까지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장소가 무려 21곳이 나온다. 송도 경원재, 배다리 헌책방골목, 자유공원, 청라호수공원 등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SBS 예능 ‘LOUD’ 속 코스모40

▲ SBS 예능 '라우드' 속 코스모40 모습. /사진=SBS캡처본
▲ 코스모40은 2019년 인천광역시 건축상 대상 및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코스모40

’코스모40‘은 화학 공장을 카페 및 다양한 전시회와 공연이 진행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서구 가좌동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1968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코스모 화학 공장이 2016년 울산으로 이전할 당시 45개 공장이 철거됐는데, 그중 40번째 건물만 리모델링해 코스모40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코스모40은 원래 공장 건물 위에 신관을 증축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건축됐다. 3층 천장의 높이가 12m나 된다. 전시와 공연이 진행되는 1층에는 8m 높이의 기둥에 철골을 덧씌우고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도 설치했다. 공장 원래 모습을 살려 메인홀 높이는 8m에 이른다. 원래 공장에 있던 운반 장비도 작품의 설치를 돕거나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된다. SBS 예능 ‘라우드‘ 외에 수민&자이언티의 ‘더럽게‘ 뮤직비디오와 유튜브 슬로바이브 채널 등도 코스모40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인천편’ 속 인천항 사일로 슈퍼그래픽

▲ 월미도에서 춤추고 있는 1박 2일 멤버들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사진='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인천편' 캡처본
▲ 사일로 슈퍼그래픽 전경./사진제공=인천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는 서울, 부산, 목포 등 지역별 국내 관광지를 배경으로 다룬 한국관광공사 해외 홍보 영상 시리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진 코로나 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제작한 이 홍보 영상은 국내외에서 ’범 내려온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총 6억 뷰 이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그중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인천편은 KBS 예능 ’1박 2일‘ 1주년 특집 프로젝트로, 협업한 특별판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 20시간 만에 42만 뷰를 돌파했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인천편에는 소래 습지 생태공원, 강화 연미정, 인천국제공항,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 인천아트플랫폼, 월미도, 송도 센트럴파크 등 인천의 대표 명소 및 숨은 명소들이 등장한다.

특히, 인천항 사일로 슈퍼그래픽은 월미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사일로(silo) 16개에 그려진 대형 벽화다. 인천내항 7부두에 자리한 사일로 벽면에는 한 소년이 곡물과 함께 책 안으로 들어가 역경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표현했다.

해당 사일로는 1979년 건립된 지 40년이 지난 노후화된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이었다. 사일로 슈퍼그래픽은 노후화된 산업시설에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 산업시설에 대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대표 사례로 2019년 11월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세계 최고 권위의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9‘에서 본상 수상을 했다.

사일로는 아파트 22층에 달하는 높이다. 거대한 규모만큼 슈퍼그래픽을 그리는 데만 약 100일이 소요됐고, 투입된 전문인력은 총 22명이다. 사용된 페인트 양은 865,400L에 달한다.

 

비&박진영 ’나로 바꾸자‘ 뮤직비디오 속 파라다이스 시티

▲ 파라다이스 위크. /사진='나로 바꾸자' 뮤직비디오 캡처본

비와 박진영의 ’나로 바꾸자‘ 뮤직비디오 촬영지는 모두 인천이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촬영지였던 인천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눈이 부시게‘ 촬영지였던 인천 영종도 선녀바위 해변 등이 등장한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장소는 따로 있었다. 바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이다. 중구 영종도에 위치한 이 호텔은 호캉스 명소로도 유명하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이민호(이곤)가 다이아몬드 단추를 팔아서 묵은 숙소로,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장소로도 등장했다.

뮤직비디오에 나온 호텔 내부 공간으로는 2019년 팝스타 앤 마리가 무료 공연을 하기도 했던 ’루빅 라이브 재즈 바‘, 시시각각으로 음악과 조명이 바뀌는 ’파라다이스 위크‘, ’새라새 모던 한식 레스토랑‘, 풀파티를 즐길 수 있는 ’크로마 비치클럽‘ 등이 있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파라다이스 시티 곳곳의 화려함과 이색적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영상위원회가 추천하는 인천 핫플레이스들

▲ 영화 <뺑반> 촬영지인 왕산 마리나는 일반인들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 굴업도는 촬영팀이 최근 많이 관심을 가지는 촬영 명소다. 일반인들도 백패킹을 하러 찾는다. 하루에 배가 1번 정도 다닌다. /사진=인천일보DB
▲ 드라마 <화유기>에서 손오공이 떠난 진서미를 찾아가기 위해 명계로 떠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 '잠진도 가는 길'이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영화 <뺑반> 촬영지인 왕산 마리나는 숨어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다 보면 왕산 마리나에 도착한다. 바다와 하늘, 태곳적 신비를 만끽하려면 굴업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걸 추천한다. 백패킹족들의 핫플레이스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석양이 지는 환상의 바닷길 드라이브 코스 잠진도도 빼놓을 수 없는 핫플레이스다. 드라마 <화유기>에서 손오공이 떠난 진서미를 찾아가기 위해 명계로 떠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 '잠진도 가는 길'이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최현민 수습기자 palett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