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인천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콘퍼런스 및 출범식'에서 DMZ 철조망 역사와 현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사진=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평화의 바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2021 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24일 출범했다.

조직위는 이날 오후 인천 하버파크 호텔 3층 파크볼룸에서 인천시와 인천시민사회연대의 후원 아래 ‘출범식’을 개최하고, 심포지엄 및 평화 콘퍼런스 등 1박 2일간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의중 평화도시인천조성위원장, 이정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천지역회의 부의장, 정세일 인천생명평화포럼 상임 대표 등 인천·경기지역 평화운동 단체 활동가와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국민의 힘 소속 배준영(인천 중·동구, 강화·옹진군) 국회의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 ‘2021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출범식 및 평화콘퍼런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직위는 ‘2021 7.27 평화의 배 조직위원회 출범 선언문’에서 “정전협정은 한강하구의 민간선박 항해를 허용하고 있다”며 “이 규정대로 민간선박이 중립수역을 항해하는 것은 풍요로웠던 한강하구의 문화와 기억을 복원하는 첫걸음이자, 한강하구 평화를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 문제와 남북의 우발적 충돌, 군사적 이유를 들어 민간선박의 항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는 분단을 유지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자 군사강국인 대한민국의 위기관리 능력을 감안하면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의 4.27, 9.19 선언 이행 방안 실천 및 종전 선언 △유엔사의 한강하구 관할권 이양 협상 개시 △한강하구 중립수역 내 민간선박 항해 전면적 허용 △한강하구 유역의 군사 시설물 철거 등을 촉구했다.

▲ ‘2021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심포지엄에 참가한 토론자들이 ‘한강 하구 철조망’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성재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인천본부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은 1부 심포지엄에서는 한모니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와 평화운동가인 이시우 사진 작가의 발표에 이어 윤여군 강화남산교회 목사, 한기출 교동역사문화연구회 대표, 정현채 김포문화원 전 사무국장, 이광호 6.15선언 인천본부 상임집행위원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한 교수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미래를 위한 역사적 성찰’을 통해 “DMZ는 20세기 세계 냉전사의 산물이며 남북 분단의 현장이고 정전체제가 작동하는 핵심 공간이자 정전협정 위반의 공간”이라며 “이를 평화가 존재하고 작동·확장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전협정의 DMZ 개념과 무장화, 감시초소 강화, 공동감시소조의 무력화 등 1950년 이후의 변천사에 대해 설명한 뒤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이후를 구상하는 ‘DMZ의 평화협력’ 및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한모니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비무장지대의 평화미래를 위한 역사적 성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시우 작가는 ‘한강하구 철조망 현황과 적법성 여부-철조망 이데올로기’에서 “하나의 통합 장벽체계인 고엽제와 지뢰, 감시 장비, 철조망 중 고엽제는 사용이 금지됐고 지뢰도 제거됐지만 무기로서 효용성이 훨씬 미약한 철조망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상 철조망은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군사시설 통제보호구역’에 설치해야 하는 만큼 군사분계선이 없는 한강하구 전체와 서해5도는 철조망 설치 대상에서 제외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9.19 남북군사합의서가 채택한 평화이념의 가장 훌륭한 적용은 철조망의 제거”라며 “유엔사의 관할권과 관계없는 ‘한강 하구 철조망’은 한국 주권의 이념에 따라 우리 손으로 철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작가는 이와 함께 “철조망은 자연 보호를 위해 설치된 것이 아니며 철책운영 주체의 변심에 의해 언제든 자연파괴가 일어 날 수 있다”면서 “철조망이 자연을 보호해준다는 생각은 철조망 물신주의 중 하나”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 평화운동가인 이시우 사진작가가 ‘한강하구 철조망 현황과 적법성 여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부 평화 콘퍼런스에서는 △민경석 인천시 수질환경과장의 ‘한강하구 생태 통합협의회 활동사례 △강주석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천주교 활동 과정 △정성희 평화철도 집행위원장의 ‘평화철도 활동 과정’ △이종성 접경평화연대 대표, 심재식 김포 평화나비 대표, 김용빈 철원농민회 조직·교육위원장의 파주·김포·철원 지역 ‘평화 활동 사례’가 차례로 소개됐다.

▲ 심재식 김포 평화나비 대표가 김포지역 , 접경지역 평화연대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조직위는 둘째 날 행사로 2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인천 중구 개항장 일원의 한성 임시정부, 백범 김구 선생 관련 유적지 등을 답사하는 ‘평화 기행’을 진행한다.

/정찬흥 논설위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