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인테리어용·타로 책방 등 '특색 무장' 발길 잡아
국내 3대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 문 닫을 때도 자리 지켜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헌책방 5곳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헌책방 5곳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최근 국내 대표 서점인 반디앤루니스가 부도로 사업을 접으면서 출판업계가 휘청이는 가운데 인천 곳곳에 있는 지역서점이 특색을 무기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 주소를 둔 소상공인 운영 지역서점은 지난해 기준 95개로 집계됐다. 시는 2016년 제정된 '인천광역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해마다 지역서점을 전수 조사한다.

반디앤루니스의 부도는 오프라인 서점 위기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디앤루니스 교보·영풍문고와 더불어 3대 대형서점으로 꼽혔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0 한국서점편람'을 살펴보면 2019년 12월 기준 국내 서점은 총 1976곳으로 2017년과 비교했을 때 74곳이 문을 닫았다. 다만 감소세는 둔화하는 분위기다. 2017~2019년 전국 서점 감소율은 3.6%로 2007~2009년 12.3% 감소한 데 비해 크게 완화됐다.

감소세 둔화의 일등 공신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역서점들이 꼽힌다. 이미 인천에서는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서점들이 그야말로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부평구에 있는 '연꽃빌라'는 부부가 운영하는 서점이자 카페다. 이곳은 시중에서 찾기 어려운 독립출판 서적 비율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연꽃빌라를 운영하는 이주일씨는 “처음 매장을 열었을 때만 해도 작가분들께 연락드리면서 입고할 서적을 찾아다녔다”며 “이제는 서점을 운영한 지 4년 정도 돼서 작가분들이 먼저 연락해주시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동구의 옛 문화양조장 2층,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책방 커넥더닷츠는 무인서점이다. 장솔비 커넥더닷츠 대표는 “대학생 때 휴학하고 꾸린 서점으로 문을 연 지는 3년 정도 됐다”며 “서점에 있는 책들은 주로 아마추어 작가 서적이고 일부는 작가가 수집한 헌책이다. 말하자면 책 편집숍 같은 곳”이라며 웃었다.

의외의 목적으로 책방을 찾는 고객을 저격한 서점도 있다. 동구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A씨는 “손님들이 카페 인테리어용으로 오래된 책을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타로점을 봐주는 그림책 서점, 북카페 등 다양한 콘셉트로 단장한 지역서점이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지역서점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책 지도를 만들어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 및 도서관 도서구매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 예정”이라며 “공공도서관에 책을 구매할 때 지역서점에서 우선 구매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서희 수습기자 jo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