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35억 '도시 바람길숲' 사업
오조산로~청사 인근으로 대상 확대
직경 40㎝ 이상 식재…통행 방해 우려
구 “보호 매트 깔아 지나가도록 할 것”
▲ 인천 계양구가 도시 바람길숲 사업 일환으로 구청사 주변에 대형 소나무 수십 주를 심으면서 인도가 대폭 좁아져 주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구청 정문 앞에 식재된 소나무 하단에 보호 잔디를 심고 있는 모습.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인천 계양구가 도시 바람길숲 사업을 추진하며 구청사 주변에 수백만원대 대형 소나무 수십 주를 심어 주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21일 계양구에 따르면 계양산과 천마산에서 생성된 맑은 공기를 도심지로 유도·확산하는 도시 바람길숲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 35억원 중 26억원을 국비와 시비로 지원받아 추진하는 사업으로, 주요 방식은 기존 가로수를 교체하거나 관목 등으로 띠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당초 구는 경명대로(징매이고개~임학사거리)와 계양대로(계산삼거리~나들목사거리)에 있는 가로수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실시설계 용역 등을 거치면서 구청사 동쪽 도로인 오조산로와 구청사 주변까지 대상지를 추가·확대했다.

이에 최근 구는 구청 정문과 동쪽에 있는 기존 느티나무 가로수를 제거하고 소나무 40여 그루를 이식했다. 나무 근원 직경이 40㎝ 이상인 대형 소나무들로 높이가 9~14m 이른다.

그러나 'ㄱ'자 형태로 대형 소나무가 청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주변 경관과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통행도 불편해져 구청 주변을 지나는 주민들의 시선은 달갑지만은 않다.

실제 계양대로와 경명대로는 가로수가 없는 결주구간 위주로 소나무가 식재되는 데다 크기도 근원 직경이 25㎝ 정도로 구청 주변에 식재된 소나무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 또한 전체 약 1.2㎞ 길이 오조산로 중 소나무가 식재되는 곳도 구청사 동쪽 170m 구간뿐이다. 소나무가 식재되지 않는 구간에는 띠녹지 방식으로 기존 가로수 하단에 황금사철만 식재된다.

주민 송모(48)씨는 “구청 미관을 위해 청사 주변에만 소나무를 심은 게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며 “차라리 주민들을 위해 다른 데 예산을 썼다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수협회에 따르면 구청사 주변에 식재된 크기(R40)의 소나무(장송) 조달가격은 1주당 610만원 선이다. 이 금액으로 계산해 보면 나무 구매 비용에만 약 2억여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통행이 불편해진 점도 문제다. 나무 주위를 감싸고 있는 경계석 크기가 기존 가로수보다 2∼3배 정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청사 동쪽 구간의 경우 가로수 경계석이 전체 보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소나무가) 미세먼지 저감 및 열섬현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데다 특색있는 가로환경을 만드는 데도 기여한다”며 “가로수 하단에 잔디를 심은 후 보호 매트를 설치해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해 주민들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