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식· 위험 2년새 10개 철거
올해도 552개 중 16개 '불량'
설치때 최대 16억 비용 발생
소리 소문 없이 고철 신세로
시 “주체·업무 기준 명확화”
▲ 왼쪽부터 정서진 중앙시장 홍보용 아치(2021년 철거 예정), 부평구 웅비나래(2019년 철거), 송도1교 LED 전광판 탑(2018년 철거)./자료=구글·다음 로드뷰 갈무리·서구 제공
▲ 왼쪽부터 정서진 중앙시장 홍보용 아치(2021년 철거 예정), 부평구 웅비나래(2019년 철거), 송도1교 LED 전광판 탑(2018년 철거)./자료=구글·다음 로드뷰 갈무리·서구 제공

인천지역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0억여원을 들여 설치된 공공조형물이 소리소문없이 철거돼 고철 신세로 전락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공조형물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지역에서 낡고 부식이 심하거나 안전상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모두 10개의 공공조형물이 철거됐다.

지난해에는 중구 차이나타운에 설치된 밴댕이거리 조형물과 남동구 오봉근린공원 내 분수, 부평구 징검다리-만남(동상) 등이 잇따라 철거돼 사라졌다.

2019년에는 부평구와 경기 부천시 도로 경계선에 설치된 웅비나래가 유지·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제거됐다.

이 조형물은 인천이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아치형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부평구가 2007년 사업비 6억여원을 투입해 건립한 작품이다.

2018년 철거된 연수구 송도1교 LED 전광판 탑도 세금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인천경제청이 2008년 사업비 16억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 진입로에 설치했으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방치됐다가 안전 등급 E등급 판정을 받아 헐리게 됐다. 철거비용도 2800만원이 들었다.

올해에도 공공조형물 3개가 철거 목록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서구는 올 하반기 중 정서진 중앙시장 입구 쪽에 설치된 홍보용 철재 아치를 철거할 계획이다. 부식이 심하게 진행된 조형물이 시장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시 구는 조형물 설치비로 1900만원을 썼다.

언제든지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는 '불량 조형물'도 즐비하다.

인천시가 올 1~3월 전체 공공조형물 522개를 점검한 결과, 이 중 506개가 양호 또는 보통 판정을 받은 반면 나머지 16개에는 불량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공공조형물 관리 체계도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시는 이번 점검을 통해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주체 혼선 ▲시설물 점검·관리 미흡 ▲비효율적인 심의·관리 대상 선정 기준 등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지자체나 시 산하 기관의 공공조형물 관리부서가 자가 점검을 하는 실정이어서 점검 결과의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노후 조형물을 대상으로 전문 업체에 의뢰해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공공조형물 관리 주체 및 업무에 대한 기준도 명확히 규정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