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로제타 홀 선교사 기념
25세때 한국 파송 43년간 헌신
'인천부인병원' 설립 약자 돌봐

오늘 개관…무료관람 운영키로
동시대 활동 의사 물품 등 전시
“업적 둘러보고 새 깨달음 얻길”
▲ 인천 중구 답동로 18 일대에 로제타 홀 기념관이 4일 문을 연다. 개관을 하루 앞둔 3일 강경신 인천기독병원 원목실 목사가 개관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기독병원을 세운 로제타 홀 선교사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인천 중구에 자리 잡은 인천기독병원이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 병원의 전신은 1921년 의료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이 세운 인천부인병원이다.

인천기독병원은 100주년을 기념하고 로제타 홀의 업적을 알리고자 4일 중구 답동로 18에 한국 근대 의료사 박물관 '로제타 홀 기념관'을 개관한다. 기념관에는 로제타 홀과 같은 시기 평양, 서울에서 의료 선교를 펼친 그의 남편 제임스 홀, 아들 셔우드 홀의 업적도 전시한다. 셔우드 홀은 국내 최초로 크리스마스 실을 발행한 인물이다.

로제타 홀은 25세에 여성해외선교회로부터 한국에 파송돼 의료 선교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뒤 43년간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에 힘썼다. 그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인천에 부인병원을 세우고 여의사를 보내 여성과 어린이들을 치료하게 했다.

인천기독병원은 로제타 홀이 한국에 세운 병원 중 유일하게 현존하지만 2000년대 들어 역사적 사실은 잊혀갔다. 인천기독병원 원목실은 로제타 홀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기념관 설립을 추진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과거 자료를 찾았고 로제타 홀과 동시대에 활동한 의사들이 사용하던 의료품과 왕진 가방 등을 구해 기념관을 채웠다. 기념관 관람료는 무료로 운영을 위해 월 1만원 후원자를 모집 중이다. 현재까지 150여명이 기념관 후원에 동참했다.

인천기독병원은 로제타 홀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그가 보여준 헌신을 이어갈 의료인이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다.

강경신 인천기독병원 원목실 목사는 “로제타 홀은 130년 전 의료를 통해 가난한 사람, 여성, 아이들을 치료하고 민족정신을 일깨워 준 선교사“라며 “로제타 홀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그의 업적과 한국 근대 의료사를 둘러보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