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각국공원' 식재 추정…국내 최장수 플라타너스 평가
인천상륙작전 포화에도 원형…문화재청 관련 분과, 신청 권유
인천시, 등록문화재 등록 예고 이어 지정 관련 절차 밟아나가기로
▲ 인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에 있는 플라타너스나무(보호수 지정 2015년 6월29일)는 개항기 공원 역사를 증언하는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고,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플라타너스나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883년 개항으로 인천에는 근대 문물이 밀려 들어왔다.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응봉산에는 국내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 조성됐다. '각국공원'이라고 불렸던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목, 제물포구락부 옆에선 낯선 나무가 자랐다. 지금은 가로수로 흔히 볼 수 있지만 북미가 원산지라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플라타너스였다. 개항기 역사를 간직한 플라타너스는 인천상륙작전의 포화에도 원형을 잃지 않고 살아 남았다.

13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키며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자유공원 플라타너스'가 인천시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되는 데 이어 천연기념물 지정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이자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인천시는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역사적 가치는 시 등록문화재 등록 과정에서 재발견됐다. 지난달 6일 등록문화재 현지조사에 참여한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 관계자는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로 가지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며 천연기념물 신청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지난달 말 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시 등록문화재 등록도 앞두고 있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1884년 무렵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 높이는 30.5m, 둘레는 4.7m에 이른다. 시는 지난 2015년 “개항기 공원 역사를 증언하는 역사적·문화적 가치에 의미를 둔다”며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를 보호수로 지정했다. 당시 수령을 감정했던 강진택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1883년 개항 이후 미국 또는 영국에서 가져온 국내 최초의 플라타너스로 추정된다”며 “외형이 수려하고, 인천상륙작전에도 원형을 유지한 채 살아 남으며 근현대사를 담고 있는 나무라는 점을 널릴 알릴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역사적·생태적 가치에도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그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5년에야 국립산림과학원 조사를 통해 수령이 확인되며 국내 최초이자 최장수 플라타너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기사 : 인천일보 2015년 3월10일자 1면 '자유공원 '131년 플라타너스' 1등'

시는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를 올 하반기 시 등록문화재로 등록한 이후 천연기념물 신청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백민숙 시 문화유산과장은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는 등록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역사 자산들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며 “등록문화재로 등록해 자유공원 플라타너스의 역사성을 알리고, 문화재청에도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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