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군·구 신청받은 9건 심의 거쳐 선정
인천항 갑문·인천역 관계기관과 조율 중
▲ 31일 인천 중구 제물포구락부에서 '등록문화재 발굴 및 활성화 방안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의회

송학동 옛 시장관사와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나무, 수인선 협궤 증기기관차와 객차가 인천시 등록문화재에 이름을 올린다. '제1호' 시 등록문화재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옛 인천항 갑문과 인천역은 관계기관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등록이 보류됐다.

인천시는 등록문화재 신청이 접수된 4건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등록을 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등록 예고 대상은 송학동 옛 시장관사,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수인선 협궤 객차, 협궤 증기기관차다. 시는 10개 군·구로부터 등록 신청을 받은 9건 가운데 현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4건을 선정했다.

근대 한옥 형태인 송학동 옛 시장관사는 1966년 신축됐다. 2001년까지 시장관사로, 이후에는 인천역사자료관으로 쓰였다.

자유공원 플라타너스는 수령이 130년이 넘는 시 보호수다.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로 알려져 있다. 강진택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개항의 역사를 지니면서 인천상륙작전에도 원형을 잃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고 평가했다.

수인선 증기기관차와 협궤 객차도 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등록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협궤 기관차는 소래역사관 광장에, 협궤 객차는 시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조영민 코레일 인재개발원 교수는 “협궤 증기기관차와 객차는 희소성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시·도 등록문화재 제도는 지난 2019년 12월 도입됐다. 인천에는 아직 등록 사례가 없다. 인천 개항의 역사를 지닌 '인천항 제1부두 축항(옛 인천항 갑문)'과 최초의 철도 경인선 시발지인 '인천역'은 제1호 시 등록문화재로 물망에 올랐으나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다. 옛 인천항 갑문은 내항 1·8부두 재생, 인천역은 복합역사 개발 문제가 얽혀 관계기관과 조율 중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등록 예고되는 4건 외에도 등록문화재 신청이 들어온 신흥동 옛 시장관사, 한국근대문학관(옛 삼정물산), 백령 중화동 교회, 강화 사직고택(전영근 가옥), 약사사 약사전은 추가 검토 후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백민숙 시 문화유산과장은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주변 지역에 대한 규제가 없고,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며 “등록문화재 인식 개선, 추가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