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 광테라피 치료기기' 개발 9부능선

기술성숙도 9~10 … 10단계땐 상품화 가능
엑셀러레이팅 통해 5억원 투자 유치 큰 힘
싱가포르·호주서 임상시험 진행 또는 예정
향후 의료기기 인허가 자문 도움도 받을 듯
▲ 김일구  브레인기어 대표.
▲ 김일구 브레인기어 대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반짝이는 기술과 가능성을 품은 스타트업들이 모였다.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민관 협력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 '인천스타트업파크' 이야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테크노파크가 대행하는 공공주도 '품(POOM)' 프로그램이 인스타Ⅰ 공간에서 운영된다. 인스타Ⅱ에서는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셀트리온 등 민간주도의 『S² Bridge:인천』(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 플랫폼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스타업파크 기획 마지막으로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의 엑셀러레이팅 멤버십에 참여 중인 '브레인기어'의 김일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광(光) 테라피 통해 알츠하이머·치매 등 뇌질환 치료

브레인기어는 근적외선 광원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광-테라피'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공지능으로 두뇌 내 알츠하이머를 발현하는 부위에 대한 의료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딥러닝을 이용해 치료부위에 대한 의료적 보조 판단도구를 제공한다.

브레인기어 측에 따르면 현재 기술성숙도(TRL)는 9~10 단계 정도다. TRL 10단계는 상품화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고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임상시험도 진행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있다.

김일구 브레인기어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호주에서도 경증 치매환자 13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광소자를 전공하고, 창업 전 광소자·모듈 개발 엔지니어로 20여년 간 일해왔다.

그는 약이 아닌 '기기'를 통한 뇌질환 치료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알츠하이머·치매 관련 시장 특성상 사업적 전망도 있다고 보았다.

고민하던 김 대표는 전공과의 결합을 통해 '광 테라피'라는 해답을 찾았다. 김 대표는 “적외선이 두뇌까지도 투과가 되더라”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실마리가 잡혔다”며 광 테라피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브레인기어는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의 '엑셀러레이팅' 멤버십에 선정되며 인천스타트업파크와 인연을 맺었다.

엑셀러레이팅 멤버십은 K-유니콘 도약의 추진력 제공을 목표로 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트랙으로, 기술 창업 7년 이내의 법인을 대상으로 한다. 엑셀러레이팅 멤버십 참여 기업은 △스타트업 고도성장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실증지원/사업화지원 컨설팅/오픈 이노베이션 △데모데이 참가 및 전용 펀드 투자 △글로벌 멤버십 프로그램 참여 기회 등 혜택을 제공받는다.

호주에 기반을 두고 있던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브레인기어에게 엑셀러레이팅 멤버십은 글로벌 진출, 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 큰 조력이 됐다.

그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준비도 많이 해온 상태였는데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이 흔쾌히 손 내밀어 주었다”며 “이 기회를 통해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의 투자연계 지원을 통해 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호주 등에서 임상 계약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기간은 끝났지만 브레인기어가 우수 멤버십으로 선정되며 계속해서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천스타트업파크의 공간 및 자원활용,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을 통한 의료기기 인허가 자문 등 여러 측면에서의 도움과 협업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이곳(인천스타트업파크)에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을 통해 공간 임대 등 지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관련 협업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브레인기어는 올해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이루어지는 임상시험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병원뿐 아니라 요양원, 클리닉 전문 기관 등에 브레인 기어의 의료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장비 공급 후 데이터를 모아서 뇌산업으로 확장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현재 두뇌를 자동으로 분석해 어디가 얼만큼 안좋고, 얼만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탐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출시하기 위한 준비중”이라며 “장비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영역으로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의료기기를 통한 두뇌 치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기기를 통한 뇌질환 치료 연구가 활발하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그는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를 통해 두뇌를 치료한다는 것이 생소할 뿐 아니라, 의료적 검증이 안된 상태의 제품이 과장광고 되는 등 시장이 많이 흐려져 있다”며 “두뇌를 빛으로 재배선할 수 있는 만큼 과학적으로 검증된 제품이 나오고, 이를 통해 인식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칭우 기자·정혜리 인턴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