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14일 청와대 회동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GTX-D 노선과 원전 협력 등 현안을 직접 건의해 눈길을 끌었다.

송 대표는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후 마이크를 넘겨받아 발언을 하다 “앞으로의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GTX-D 노선이 '김부선'으로 끝나는 바람에 서부 지역에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다. 오늘도 한 6명의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할 정도로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GTX-D 노선은 인천공항과 경기 김포까지 연결되는 Y자 형태로 서울 강남·하남과 직결되기를 바랐던 해당 지역의 요구와 달리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잇는 것으로 결론나 지역민들의 원성이 높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김부선'에서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2050년 탄소 중립화를 뒷받침하겠다며 원전 문제를 꺼냈다.

송 대표는 "세계 원전 시장을 지배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뗀 뒤 "미국 바이든 정부가 탄소 중립화를 위해서 원전 분야 SMR(소형 모듈 원자로)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SMR 분야나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원전 폐기 시장 같은 것도 한미가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의 이 발언을 두고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답은 민주당 쪽에서 듣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변인은 송 대표의 '김부선' 언급과 관련해서는 "송 대표가 모두발언 때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는 그와 관련한 논의나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면담한 것을 거론하며 "납품 단가를 후려쳐서 자기들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우리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려면 1, 2차 벤더들과 상생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달라고 했다"며 "최 회장도 전폭적으로 동의하고 그러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