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공개로 만나 매립지문제 논의
4자 회의 임박 속 내년 선거 변수 전망
▲ ‘수도권 광역폐기물처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가 신청한 지자체가 없어 결국 무산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15일 오후 서울에서 4자 실무회의를 열 예정이다. 14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매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박남춘 인천시장과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놓고 회동했다. 대체 매립지 재공모가 착수된 시점에서 4자(인천시·경기도·서울시·환경부)가 만나 해결 방안을 찾는 데에도 공감대를 이뤘는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시는 박남춘 시장이 지난 12일 저녁 한정애 장관을 만났다고 13일 밝혔다. 수도권매립지 돌파구를 찾기 위한 자리였다. 양자 회동은 지난 1월 한 장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두 사람은 수도권 쓰레기 문제를 놓고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회동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심탄회하게 쓰레기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를 나눴고, 여러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4자가 만나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한 장관도 SNS를 통해 “환경부와 인천시는 수도권 폐기물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환경부는 앞으로도 3개 시·도와의 기관장 회의와 실무 회의를 주재해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의 타협점을 도출하도록 조정·중재자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으로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4자 회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4자가 참여하는 '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추진단'은 대체 매립지 공모가 불발된 직후인 지난달 15일 “환경부장관은 서울시장, 인천시장, 경기도지사의 양자 또는 다자 회동을 추진”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실무진 위주의 회의 테이블이 기관장 회동으로 격상될 것을 예고한 대목이다. 한 장관은 지난달 23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4자 기관장이 만나더라도 구체적인 합의 결과물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시작된 대체 매립지 재공모 기간은 7월9일까지다. 현재 사용 중인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1공구 이후를 대비하는 논의가 사실상 하반기로 넘어간 것이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하반기는 본격적인 선거 정국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민감한 현안인 폐기물 처리시설을 둘러싼 정책적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4자 기관장이 타협점을 찾더라도 '발생지 처리 원칙'을 비롯한 원론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조택상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5년까지 자체 매립지를 조성해 서울·경기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