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창비, 364쪽, 1만4000원
▲ 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창비, 364쪽, 1만4000원

마론제과 브랜드실 스낵팀의 다해, 경영지원실 구매팀의 은상 언니, 회계팀의 지송은 각각 경력도 나이도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것을 계기로 서로를 '동기'라고 생각하는 사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그들에게 '회사 사람'을 넘어선 끈끈한 마음이 싹트고, 그들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웃기는 일도, 화나는 일도, 통쾌한 일도, 기가 막힌 일도 함께 나누는 각별한 사이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다해와 지송은 평소 감정의 동요가 별로 없는 은상 언니에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쁜 일이 생겼음을 직감하고 무슨 일인지를 추궁하다가 은상이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이더리움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상은 다해와 지송에게 이더리움 투자를 함께하자고 설득하지만 지송은 단번에 거절하고, '우리 같은 애들'한테는 이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은상의 말에 다해는 흔들린다. 이들은 '일확천금'의 미래가 있는 '달'까지 갈 수 있을까?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환호를 동시에 받은 소설가 장류진이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생생한 인물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연재 당시부터 20∼30대 젊은 독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특히 단순한 현실 반영이 아니라 작가적이고 개성적인 현실의 구축을 꿈꾼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평가받는 장류진의 현실감 넘치는 배경 설정과 대사는 한층 더 구체적이고 섬세해졌다. 작품 속 소소한 소재까지 “다 내 얘기” 같게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한 장류진의 이번 작품은 최근 사회적 이슈인 '가상화폐'로 눈을 돌렸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