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마 진동보다 약한 '떨림' 확인…태양 활동 관계없이 밀도 추적 가능

 

▲ [NASA/JPL-Caltech 제공]
▲ [NASA/JPL-Caltech 제공]

'보이저 1호'가 별 사이의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인 '성간 매질'(interstellar medium)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보내왔다.

보이저 1호는 우주로 보낸 우주선 중 가장 멀리 나가 있는 우주선이다.

보이저 1호는 성간 매질을 구성하는 전리된 고온 기체인 플라스마가 지속해서 약하게 떨리며 윙윙거리는 것을 포착했다. 보이저 1호가 포착한 정보는 플라스마 밀도를 보여 줌으로써 성간 매질과 태양풍의 상호 작용이나 성간 환경에서 태양권 보호막 형성과 조정 등에 관해 분석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 천문학 교수 제임스 코르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보이저 1호 전송 자료에서 희미하지만 2017년부터 지속해서 포착되는 플라스마 떨림 신호를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고 12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지난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43년째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 중이다. 현재 지구에서 227억㎞ 떨어진 곳을 시속 6만㎞ 비행 중인데, 이곳에서는 측정한 자료를 빛의 속도로 전송해도 21시간이 걸린다.

보이저 1호는 지난 2012년 8월 인류가 만든 우주선 중에서는 최초로 태양풍이 성간 매질의 압력과 균형을 이뤄 더는 뻗어나가지 못하는 태양계의 끝인 '태양권계면'(heliopause)을 통과해 성간 우주로 진입했다. 쌍둥이인 보이저 2호는 지난 2018년에 태양권계면을 넘어섰으며 현재 188억㎞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다.

보이저 1호는 보이저 2호와 달리 플라스마의 진동을 측정할 수 있는 '플라스마파 서브시스템'(PWS)장비를 갖추고 있다. 동체 뒤로 10m 안테나 두 개를 달고 있는데, 플라스마 진동이 특정 주파수에서만 일어나고 이 주파수는 플라스마의 밀도와 직접 관련돼 있는 점을 이용해 플라스마 밀도를 측정하기 위해 장착됐다.

보이저 1호가 성간 우주에 들어선 이후 코로나질량방출(CME)과 같은 태양 표면의 폭발 때 강한 플라스마 진동 사건이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1년까지 모두 8차례 포착됐다.

연구팀은 PWS 자료를 분석해 플라스마 진동 사건보다는 약하지만 지속적이고 꾸준한 플라스마 떨림 신호를 포착했다.

성간 우주의 배경 소음과 같은 것인데, 연구팀은 이를 '지속적인 플라스마파;로 지칭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박사학위 후보자 스텔라 코크 오커는 "우리가 포착한 것은 귀로 들을 수 없을만큼 약하지만 들을 수 있다면 극히 미세하게 바뀌는 단일 음으로 들릴 것"이라면서 약한 수준의 플라스마 떨림이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것보다 더 많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이는 태양 활동으로 플라스마 진동 사건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보이저 1호가 이동하면서 측정한 자료만으로 플라스마의 공간 내 분포를 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논문 공동 저자 샤미 차터지 박사는 지금까지는 성간 우주의 밀도를 지속해서 측정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앞으로는 태양이 어떤 상태이든 보이저 1호가 항진하며 밀도에 관한 자료를 계속 보내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를 무한정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보이저 1호가 원자력전지인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TG)로 동력을 얻는데 매년 조금씩 성능이 떨어지고 있으며, 2025년께 한계를 맞을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