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시민과 문화에 의한 변화의 힘은 강력했다. 1789∼1794년 일어난 프랑스 시민혁명, 1960년 4월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돼 일으킨 이승만 대통령 하야 민주주의 운동, 2016년 촛불 혁명 등 세상을 변화시키고 최고 권력자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은 시민의 힘이었다.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수록된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도,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수원시가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내에 주민 커뮤니티사업을 추진하고,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거점 공간'을 조성한다고 한다. 5월 중 실시설계용역을 시작하고, 올해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거점 공간의 활용·조성 방안을 논의하는 '거점 공간 조성 협의체'를 구성했다. 시민단체 회원,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수원시의회 의원,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장 등이 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하고, 상권 활성화·문화예술·도시재생·디자인·건축재생·여성인권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힘을 보탠다.

협의체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거점 공간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도시재생 주민제안공모사업으로 '성매매집결지 기록화 사업', '주민 커뮤니티사업' 등을 거점 공간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또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전시·벽화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수원역 집창촌은 1960년대 수원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던 팔달구 고등동과 매산로 1가에 성매매업소들이 들어서면서 조성됐다. 집창촌은 수원역 개발의 걸림돌이었고, 사람들의 기피 장소였다.

수원시와 경찰은 개발과 집중 단속을 통해 집창촌 폐쇄를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강제적 방법으론 단기간 효율을 볼 수 있으나,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관에선 성매매 종사자의 직업 훈련비 등 지원에 집중하고, 시민과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매매 문화를 없애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