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탁도 잡는 무기응집제 업체 담합으로 6개월간 조달 입찰 정지
정수장 수의계약 형태로 연 700t씩 사용…지역업체 납품 기회 목소리
부평정수사업소.

장마철 인천지역 수돗물 품질관리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고 있다. 장마철 수돗물 냄새와 탁도를 떨어뜨리는 고염기도 제품생산 납품업체가 공정거래위의 적발에 따라 입찰참가 정지를 받아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조달청에 따르면 고염기도 무기응집제인 폴리수산화염화규산알루미늄(PACS2호)을 생산 납품하는 K사가 올해 3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6개월간 조달입찰 참여정지를 당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무기응집제 구매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를 세워 투찰 가격을 담합한 K사를 적발하고 과징금 1억5700만 원을 물린데 따른 조치였다.

공촌정수사업소는 K사의 입찰참여 정지로 고염기도 무기응집제 조달 입찰을 미뤘다. 필요할 때 제3자 단가 입찰 등으로 사서 쓰겠다는 계획이다. 공촌정수사업소는 PACS2호 납품 예산으로 2억 원을 세웠다. 남동정수사업소는 입찰참가 정지조치를 당하기 직전 K사의 PACS2호의 1년 치 납품계약을 마쳤다. 예산은 1억3395만 원이었다. K사가 조달입찰 참여정지를 당하면서 남동사업소에 납품을 못 할 수도 있다.

2008년 부평정수사업소를 시작으로 인천 4개 정수사업소는 K사와 수의계약으로 K사와 고염기도 무기응집제를 사용해 왔다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공촌 10억9000만원, 남동 9억2000만원, 부평 9억5000만원, 수산정수장 11억4000만원 등 총 41억원 어치의 K사의 PACS2호를 썼다. 인천 정수사업소별로 연간 평균 700t가량의 고염기도 무기응집제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룹계열사인 K사 대신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단가가 비싸더라도 S사의 제품(HIBPAHCS2500)을 쓰고 있다. 1t당 K사의 PACS2는 23만5000원, S사의 HIBPAHCS2500은 29만9000원이다. 인천지역 안에서도 고염기도 무기응집제를 생산하는 업체(전국 9군데)가 M사, Y사 등 2군데가 있다. 수자원공사에 납품하는 제품의 1t당 단가도 M사의 경우 22만8000원으로 K사의 납품가보다 싸다.

지역 업체 관계자는 “K사의 조달입찰 참여정지로 올해 장마철 고염기도 무기응집제의 확보가 어려워 수돗물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지역업체도 테스트 과정을 거쳐 납품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