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에버그린 에버블루 협동조합 이순성 대표·지선경 사무국장]

부모세대 권유로 시작해 경영까지
수매가 현실화 들깨농가 수익 보장
정동균 군수 소개 덕 판매량 늘기도
본인 인건비 줄여 매출 감소에 대비
▲ 양평의 착한 마을기업인 에버그린에버블루 협동조합을 이끄는 두명의 경영진인 지선경(왼쪽) 사무국장와 이순성(오른쪽) 대표가 생들기름 등 생산제품이 전시된 조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평산 국산 들깨로 생들기름을 생산해 판매하는 '에버그린 에버블루 협동조합'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선 꽤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다. 들기름을 들고 양평의 각종 숙원사업 해결을 부탁하러 다니는 정동균 양평군수의 소위 '들기름 로비'에 사용한 들기름이 바로 이 조합이 생산한 들기름이다.

도시에서 귀농한 6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해 조합원이 38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10억원 매출의 협동조합으로 성장한 에버그린 에버블루 협동조합을 이끄는 사람은 이순성 대표이사(39)와 지선경(40) 사무국장이다.

이순성 대표는 4년 전 양평으로 귀농한 청년 농부다.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 창업농 교육을 1년간 받은 그는 고추와 들깨 농사를 짓다가 초기 조합원이던 부친의 친구분 권유로 조합에 가입해 현재는 조합의 대표가 됐다.

지선경 사무국장은 용문면이 고향으로 역시 초기 조합원이던 어머니의 권유로 조합에 가입했고, 지금은 이순성 대표와 조합을 이끌고 있다.

부모 세대에게서 조합의 운영권을 넘겨받는 이 두 명의 청년 경영진의 노력으로 조합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두 명의 젊은 경영진은 들깨가 감자나 옥수수 등의 작물과 함께 심어 2모작이 가능하고, 병충해 강해 농약을 칠 필요가 없으며, 특유의 강한 향 때문에 해로운 짐승이 달려들지 않아 노동력이 약한 어르신들도 쉽게 재배할 수 있어 소농의 소득증대에 적합한 작물이라고 판단하고 들깨를 주력 상품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농가로부터 사들이는 들깨 수매가격을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시세에 맞게 적용하는 착한 마을기업이기 때문에 조합에 들깨를 팔려는 농가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양평군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홈쇼핑에 입점할 때 24%의 높은 수수료로 고민하자 정동균 군수가 직접 홈쇼핑 관계자를 설득해 수수료를 9%로 낮춰준 적도 있었다고 한다. 또 정 군수는 매월 평균 약 400만 원어치의 들기름을 구매하는 단골손님이고, 정 군수의 소개로 들기름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 조합에서는 정 군수에게 '2019년도 최우수 영업사원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생산하는 주력 제품인 생들기름은 들깨를 볶지 않고, 씻은 후 바로 압착하여 만드는 생들기름이다. 열에 약한 오메가3가 60% 이상 함유되어 일반 들기름보다 제품의 차별성을 획득한 것도 성장의 비결 중의 하나라고 한다.

2019년 15억 원에 근접하던 매출액이 코로나 사태 이후 30% 이상 감소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인건비를 줄이고, 직접 생산하는 들깨 재배면적을 늘려 원가절감을 통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평=장세원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