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운영권 확보…K공항 위상 높여
한국공항공사의 '15번째 공항'이 에콰도르에 들어설 전망이다.

김포국제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에콰도르 만타공항을 30년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달중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고 상반기중 계약을 체결하면 에콰도르에 한국공항공사 소유의 15번째 공항이 생긴 셈이다.

3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에콰도르 마나비주(州) 만타공항을 오는 2050년까지 30년간 직접 인수·운영한다. 이는 에콰도르 정부가 만타공항을 민간에 위임하는 것을 허가하면서 성사됐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행정령을 통해 “항공교통관제(ATC)와 관련된 지역을 제외한 만타공항의 자금 조달, 운영 구역 및 토지 부문 프로젝트의 민간 이니셔티브에 대한 대표단에게 예외적으로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후 교통공공사업부(MTOP)는 민간항공총국(DGAC)과 함께 헌법 및 기타 사항에 설정된 절차 및 여건에 따라 공항 위임이 '국가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위임을 허가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한국공항공사의 공항 운영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만타를 오가는 항공 노선과 주파수의 증가도 제안한다”며 “모든 시설을 갖춘 국내외 항공 운항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해 공항을 지능형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타공항은 에콰도르 경제의 약 10%를 차지하는 마나비(Manabi)에 위치해 있다. 공항이 들어선 만타 지역은 수산업과 화훼가 발달한 항구 도시로 북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휴양 도시다. 세계적 자연유산인 갈라파고스 제도 관문도시라 관광지로서의 입지가 튼튼하다. 항공업계에서 고부가가치 화물로 주목받는 신선화물(참치·새우 등) 어획량도 풍족하다.

공항은 지난 2016년 진도 7.8의 지진으로 관제탑 등 일부 공항시설이 피해를 입어 복구·신축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가 만타공항을 관광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운영권 사업 협상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공사가 만타·라타쿵가·산타로사 등 3개 공항 운영권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2019년 5월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에콰도르 순방시 공식사업 제안서가 제출되면서 본격 협의에 들어갔다. 한국공항공사의 현지실사를 비롯한 30여 차례의 실무협의와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의 다각적인 협의로 30년간의 장기 운영권 사업 승인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만타공항 운영사업권은 사업 수주자가 인력채용에서부터 공항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권한을 100% 행사할 수 있다. 공사는 만타공항을 30년간 운영할 경우 5억8000만 달러(한화 6780억원 상당)의 매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사는 운영 사업권 협상 중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에콰도르 외교인권부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공사는 만타공항이 갈라파고스 제도의 관문공항이란 점에 착안, 국제선 공항으로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미주 지역의 관광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미 한 항공사가 '마이애미~만타~갈라파고스'를 잇는 항공노선의 운항을 신청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이달중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고 상반기 중 계약 협상 및 체결, 현지 특수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사업은 글로벌 공항 운영사가 독점 중이던 해외공항 운영권 시장에 대한민국이 최초로 진출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대한민국 공항운영의 전문성과 스마트공항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정부간 협력과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사는 2010년 콜롬비아 6개 공항 운영컨설팅을 시작으로, 파라과이 항공전문인력 양성사업, 중남미 항행드론 컨설팅 등 위탁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2019년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 PMO 사업 수주 등 해외공항 사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K-공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