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약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한다.

지난해 국내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대 수준의 납부액이다. 오너일가는 이달을 포함해 향후 5년 간 6차례에 걸쳐 분납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 내용 및 상속세 납부 방안 등을 발표했다.

오너일가는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포함한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한다.

유족들은 1차 상속세 납부시한인 이달 말까지 2조원을 납부하고, 10조원가량을 5년간 분납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소장 미술품을 국립기관에 기증하고, 의료 공헌에 기부한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포함된 고(故) 이건희 회장 소유의 고미술품, 서양화 작품, 국내 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000여건, 약 2만3000여점이 대상이다.

유족들은 또한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

2000억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출 및 설비, 감염병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지원 등에 사용된다. 소아암, 희귀질환을 겪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선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번 발표를 통해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회장은 평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김재학 기자 powervoice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