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똑똑한 환경·건강교육]

학생·부모·교사 3만명 설문
57% '영양불균형' 이유 반대
영양만점 채식식단 개발나서

기후위기- 식습관관계 알리고
기호 반영·채식요리대회 계획
인식개선·취지공감 교육 온힘
▲ 도성훈 교육감이 채식급식 선도학교인 상정초를 방문했다.
▲ 상정초 채식급식 식단.
▲ 인천 상정초등학교 학생들이 채식 급식을 배식받고 있다.

기후 위기 극복과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실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환경 보호 활동에 관심이 크다. 그중 가장 손쉽게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채식'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채식 관련 음식 시장이 확장하면서 채식주의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인천시교육청은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지난달부터 '채식 급식' 운영을 시작했다. 채식 급식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학생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돕기 위한 것이다. 인천의 학생들은 월 2회 채식 급식을 통해 식문화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배울 뿐 아니라 식습관 개선을 경험하고 있다.

 

▲채식 문화 공감대 필요성

인천시교육청은 채식 급식 운영에 앞서 학생·학부모·교직원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진행했다. 채식의 인식 정도와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조사는 지난해 9~10월 이뤄졌고 2만7467명(학생 1만493명·학부모 1만4257명·교직원 2717명)이 참여했다.

대다수가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의 관계, 기후 위기와 육식의 상관관계를 인지했으며 육식 문화가 환경오염에 미치는 교육을 받은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57%가 영양부족을 이유로 채식 급식에 반대했다. 이는 식문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기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로 학생들의 채식 공감대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영양 불균형 등 채식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부정적 인식이 고착됐다.

 

▲채식에 대한 인식 개선

시교육청은 채식 급식 운영과 함께 학생들의 인식 개선과 채식 참여를 유도하는 환경·식생활 교육을 한다. 영양기준량을 충족할 채식 식단을 제시하고 학생 기호에 맞는 식단을 개발하고 있다.

채식 급식 운영 기반을 조성하고자 '학교급식 정책추진단'도 구성했다.

채식 급식 선도학교 영양 교사와 환경활동 교사, 시민단체,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기후 위기와 식습관의 관계를 알리기 위한 교육 활동을 지원한다. 채식 식단 개발과 조리법 보급에 참여해 학부모의 공감을 형성하고 채식 문화를 가정으로 확대한다.

오는 하반기에는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채식 요리 경진대회와 학부모 연수, 채식 급식 우수사례 공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 달에 두 번 채식 급식

지난달 인천지역 초·중·고교에 채식 급식이 전면 도입돼 학생들은 월 2회 채식 급식을 먹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식단에 채소 반찬을 추가하거나 채식 식단 자율배식대를 두는 방식으로 채식 급식을 운영 중이며 월 2회 'V.T.S(Vegetarian Trip of School meal) DAY', '학교 급식의 채식여행'이라는 날을 지정해 채식 식단을 정기 제공하고 있다.

채식 급식 운영 기준은 영양기준량을 충족하는 식단으로 구성하되 성장기 학생에게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권장량 이상 제공해야 한다.

계란과 유제품, 어류 섭취를 허용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식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수입 식재료는 사용을 지양하고 로컬푸드 등 국내산 식재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채식 급식은 학생 1명이 연간 5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를 낸다.

모든 학생이 채식여행의 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연간 155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채식 급식 선도학교

시교육청은 도담초등학교와 석남초등학교, 상정초등학교, 대월초등학교, 원당중학교, 인일여자고등학교를 채식 급식 선도학교로 지정했다. 이 학교들은 주 1회 모든 식단을 채식으로 구성해 학생에게 제공한다.

채식 급식 선도학교 지정에 앞서 학교들은 자체 회의를 거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았고 지난달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채식 급식 운영에 나섰다.

초등학교의 경우 채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자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식단을 구성, 기존 식단과의 차이가 크게 없도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채식 급식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해 환경 교육을 실천하고, 식생활 교육으로 건강관리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