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섭 작곡가 70년 넘게 기록한 악보
광원아트홀서 1100편 전산화 완료에도
아직 자택에 500곡 이상의 자료 남아
사단법인으로서 방대한 자료보존 한계

시민과 가치 나눌 수 있는 관리방안 시급
인천시 “기증 요청 오면 적극 검토할 것”
▲ 광원아트홀이 보관 중인 최영섭 작곡가 자필 악보.
▲ 광원아트홀이 보관 중인 최영섭 작곡가 자필 악보.

 

▲ 최영섭 작곡가. /인천일보 DB

'그리운 금강산'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최영섭(사진) 작곡가의 자필 악보 1500여 권 관리 방안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는 인천 광원아트홀이 절반 넘게 보관 중인데 인천 출신인 최 작곡가는 인천시에 이것들을 기증할 의사도 갖고 있다.

인천 강화군에서 태어난 최영섭 작곡가는 인천창영초등학교와 인천중학교 등을 다녔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 4년을 수료한 후 빈국립음대로 유학해 지휘법을 배운 그는 여러 장의 독집음반을 냈으며 서울 그린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인천에서도 수없이 많은 작품활동을 했다. '누구의 주재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로 시작하는 그의 대표곡 '그리운 금강산' 역시 강화 출신 시인 한상억의 시를 바탕으로 1962년 최 작곡가의 미추홀구 숭의동 자택에서 완성했다.

현재 93세인 그는 서울에서 머물며 평생 오선지에 적은 악보를 광원아트홀로 보냈다. 사단법인 광원아트홀은 예술가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원건설이 2007년 창립했다. 현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최영섭 작곡가는 광원건설 정지연 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광원아트홀에 악보 운영을 의뢰했다. '그리운 금강산' 뿐 아니라 '모란이 피기까지는', '남산에 올라' 등 본인 작곡 19편과 드보르작·모차르트·바흐 등을 편곡한 1100여편이 오선지에 수기(手記)한 내용 그대로 옮겨져 있다.

광원아트홀은 이 종이를 일일이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시켜 보존하고 있다. 70년이 넘어 오래되고 훼손이 심한 것들도 있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1차 전산화는 마쳤으나 이 문화자료들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제대로 지키기에는 사단법인 차원에서 큰 어려움도 예상된다. 또 최영섭 작곡가 자택에 500곡 넘는 자료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가 고령인 점을 생각했을 때 그의 업적을 기릴 수 있는 기념사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영섭 작곡가는 인천에 자료를 기증하길 희망하고 있다. 고향인 인천의 시민들과 문화유산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앞서 인천시는 인천 출신 작곡가 겸 가요연구가인 김점도씨의 가요책자 2000여권과 유성기판 2300여장, 레코드판 2만여장 등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자료들을 경기 용인시 신나라레코드 가요연구소로 놓친 경험이 있다.

박찬훈 인천시 문화관광국장은 “기증 요청이 온다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부평에 건립 예정인 음악창작소에서 활용 가능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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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금강산' 인천에 있다 인천 출신으로 '그리운 금강산' 등 유명곡을 만든 최영섭 작곡가의 악보와 물건들을 인천시립박물관이 품었다.▶관련기사: 인천일보 2021년 4월27일 15면 '1962년 作 '그리운 금강산' 수기 악보...아직 깨끗이 남아있습니다'인천시립박물관은 최영섭 작곡가의 뜻에 따라 지난주 친필 악보 1500여작과 그가 사용하던 오디오와 비디오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오선지에 한 자 한 자 손으로 적어 희소한 가치가 있는 악보들은 당초 사단법인 광원아트홀에서 보관 중이었다.93세로 고령인 최영섭 작곡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