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질 주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갑질 주차’는 현행법상 처벌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관련 법률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9일 차량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갑질 주차를 고발하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인천의 모 아파트라고 장소를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서는 통로를 막거나, 주차 자리를 2칸씩 차지하는 벤틀리 차량에 관한 내용이 실렸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이후 벤틀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갑질 주차는 오래된 사회 문제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송도의 모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캠리 차량으로 막아둔 사건도 있었다. 주민들은 캠리를 인도로 옮긴 뒤, 포스트잇과 쪽지를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항의했다. 이외에도 주차 자리를 여러 칸씩 차지하거나 통로에 주차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갑질 주차가 계속돼왔다. 일부 차주들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더욱 논란이 됐다. 몇몇 차주는 경비원에게 욕설이나 폭언을 하거나, 같은 입주민들에게 협박을 서슴지 않는 등 몰상식한 태도를 보였다.

문제는 신속하고 적법한 대처가 어렵다. 차주가 자발적으로 차량을 옮기는 것 이외에는 신속한 해결책이 없다. 관할 지자체에서 조치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주차장의 도로교통법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의 차로나 주차장은 대부분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받지 않는다. 주차장은 주차금지 구역이 아니므로 과태료와 견인 등의 조치도 어렵다.

이에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은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파트 단지 내 차로나 주차장서 차량 이동을 방해할 수 있는 곳은 주차 금지 장소로 인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법적인 해결이 어렵다 보니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활용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배드림에는 이번 사례와 마찬가지로 갑질 주차와 차 사고 등에 대한 게시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일명 ‘신상털기’로 차주의 신원을 확인해 직‧간접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꾸준한 신고로 과태료 폭탄을 던지기도 한다. 이들의 대응 중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송도 모 아파트의 갑질 주차였다. 보배드림 회원들과 입주민들은 해당 차량을 못 옮기게 휠락(타이어 자물쇠)을 걸고, 차주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차량 전체를 도배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서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결국, 법적인 토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갑질 주차는 우리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며 정해진 주차선을 지킨다면 문제 될 일은 없다. 나 하나의 편리함을 위해 모두의 불편함을 강요하지 않는 ‘공정 주차’가 법 제정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