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마지막 관선지사였던 이해재씨(사진)가 향년 85세를 일기로 지난 21일 별세했다.

이천 출신인 이 전 지사는 1961년 특채로 내무공무원으로 뽑힌 후 감사관, 민방위국장, 부천∙성남시장, 인천시부시장, 경기도부지사,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교류재단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공직 시절 원칙주의자로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와 일어를 잘하고 달변으로 특강에 많이 초청된 명강사이면서도 돌파력이 있어 ‘불도저’라는 별칭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지사는 1983년 부천시장 재직 시절에 지역예술문화의 사각지대인 부천을 종합예술문화도시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인 '복사골 예술제'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관선지사는 전임인 김용선 경기지사가 지방선거 출마예상자 동향파악으로 물의를 빚어 해임된 후 1995년 2월21일부터 6월30일까지 약 4개월간 맡았다. 그래서 전임 지사의 도정 방침인 '참된 봉사정신, 밝은 민주사회, 힘찬 선진경제, 고른 지역개발'을 그대로 이어받아 마지막 관선지사 시대를 마무리했다.

퇴임과 함께 당시 민자당 국책자문위원장을, 이후 한나라당 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2000년에는 월드컵수원경기추진위원회(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7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해 선거를 도왔다.

이후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민회장(12∼15대)을 맡아 지역사회의 원로로 활동했다. 경기도민회는 도민 애향심, 정체성 고취뿐만 아니라 장학재단을 설립, 매년 500명의 저소득층 도민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하고 도내 장거리 통학 학생들을 위해 서울에 장학관을 운영하는 등 ‘경기도’라는 틀 속에서 모든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다. 즉 도민의 애향심과 정체성을 늘리기 위한 역할을 한다.

한편 이 전 지사는 1977년 녹조근정훈장, 1989년 홍조근정훈장, 1995년 황조근정훈장과 내무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