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를 품은 인천은 국제도시로 뻗어갈 기회를 갖춘 상태다. 대한민국에서 지역명 가치를 기준으로 인천 송도가 갖는 가치를 무시해선 안 된다. 현재 인천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송도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얼마 전 세계인이 즐겨 찾는 영화 어플 넷플릭스에 승리호라는 영화가 개봉돼 화제가 됐는데 영화 속 송도 모습이 담긴 걸 보고는 깜짝 놀랐다. 미래 도시를 송도 도시 모습으로 인용해 표현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인천항 골든하버에 세계 최대의 대형 크루즈선이 선착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꿈꿨다. 골든하버에서 출항하는 한국형 초대형 크루즈선이 인터내셔날 송도호라는 이름으로 인천대교를 지나 세계로 떠나는 기분 좋은 상상을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멋지게 상상한 송도호 네이밍을 '인천항만공사가 국내 첫 LNG예인선을 선뵌다'는 기사로 접하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국내 최대 LNG가스 저장탱크가 국제도시 송도 앞바다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도 모자라 송도 앞바다를 누빌 LNG예인선에 인천 최고 브랜드 송도란 이름을 붙여서 황당하다. 그동안 송도아트센터와 송도글로벌캠퍼스 등 송도를 대표할 만한 시설들이 송도란 이름을 사용했다. 송도가 인천의 독보적 도시로 나아가는데 자꾸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다.

인천항만공사의 LNG예인선의 송도호 네이밍도 송도의 또 다른 발목을 잡는 거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도 이미지를 이렇게 하락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인천시와 연수구는 각성해야 한다.

송도국제도시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첨단산업, 해양문화관광 등을 추구하는 도시로 그에 걸맞는 이미지가 창출돼야 한다. 송도가 외부로부터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가 잘 구축된 인프라와 함께 사람들 눈에 보여지는 수려한 도시 경관이다. 그래서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미지는 도시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 중 하나라고 본다. 지난날 송도가 갖고 있던 유령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하면 이미지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인천항만공사는 송도호란 이름을 사용하기 앞서 송도라는 지명을 선박에 붙이려면 누구보다 송도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아무나 쓰고 싶다고 다 쓸 수 있는 이름이 아니란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송도 주민들 사이에선 그동안 아트센터 인천 지명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고, 고속도로 IC 명칭 등에 있어서도 예민한 반응이 나왔었다. 그만큼 지역 명칭에 애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만일 송도 이름을 붙인 선박이 화재나 침몰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송도국제도시가 입을 타격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인천항만공사 등 기관에서는 송도 명칭을 쓸 때 주민 동의는 물론, 임의 사용 시에도 인천경제청과 연수구청, 연수구의회, 주민 동의 등의 사전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연수구청도 이런 사항들에 관해 책임과 권한을 인식하고 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강구 인천 연수구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