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역주행‘이 열풍이다. 과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오래된 것들이 우연한 계기로 뒤늦게 다시 주목받는 현상을 뜻하는 ’역주행‘은 이제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가요계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이 현상은 이제 더 나아가 타 업계에도 적용돼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Rollin’). 최근 가요계 음원차트 역주행의 주역이다. 4년 전 발표곡인 롤린은 오랜 기간 군부대 위문 공연으로 쌓아온 브레이브 걸스의 인지도와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댓글이 만나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것이 역주행의 시작이다. 빛을 보지 못했던 과거의 음악이 지금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야~호~’. 올해 상반기 최고의 유행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야호’는 무려 11년 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출연자가 프로그램 이름을 착각해 외친 말로, 한 팬이 재미를 위해 제작한 조제 모리뉴 감독 인터뷰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시작돼 화제가 됐다. ‘신난다’는 의미의 ‘무야호’는 인터넷상에서 또 다른 패러디를 낳으며 웃음을 주고 있다.

 

식품 업계도 역주행 열차에 올라탔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을 수용해 단종 됐던 예전의 제품들을 재출시하는 것이다. 오리온의 ‘와클’. 2030이라면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과자다. 2006년 단종된 와클은 재출시 5주 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돌파하며 단종 전보다 2배 이상의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파리바게뜨 역시 최근 ‘역대 인기 케이크 중 재판매를 원하는 제품’에 대한 자체 진행 소비자 투표에서 60%로 1위를 차지한 순수 우유 케이크를 7년 만에 다시 내놨다.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열풍과 소비자 권력의 확장이 이 현상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세대에 걸쳐 새로움과 향수를 동시에 선사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요청이 실제 판매에 반영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효과적이지만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한다.

 

역주행 열풍은 MZ세대의 디지털 문화 활동에서 이어지며 이들은 시기와 연령대에 상관없이 취향에 맞는다면 공감하고 즐기며 더 나아가 재창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자신들만의 재미와 놀이를 통해 유행과 스타를 만드는 이 문화는 당분간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인턴기자 kyul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