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칫솔제조 근로작업장 핸인핸
일자리 제공 목적 복지시설로 분류
사회적기업·중기 등 지원에서 제외

코로나19 이후 인천 대부분의 시설
감염 우려에 판로마저 막혀 삼중고
▲ 19일 동구에 있는 칫솔 제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핸인핸 근로자들이 칫솔을 생산하고 있다.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은 가운데 장애인직업재활시설과 장애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급감해 시설마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거나 판매 상품을 개발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제도적 한계에 부딪히는 실정이다.

19일 오전 인천 동구에 있는 칫솔 제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핸인핸'에서 만난 김덕준 원장은 최근 새로운 마케팅과 상품 개발에 몰두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진 2020년부터 핸인핸의 매출이 하향 곡선을 타고 있어서다.

연간 수백만개의 칫솔을 생산하며 40억여원의 매출을 내기도 했던 핸인핸은 지난해 9월 판촉물 사업을 추가로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칫솔 자잿값도 올라 인건비 외 운영경비 충당이 쉽지 않았다. 이에 새롭게 수익을 창출할 판매 상품을 찾아 공공기관 등에 지속해서 납품할 수 있는 판로를 발굴 중이다.

전 직원 중 장애인이 35명, 비장애인이 25명인 핸인핸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작업장'이다. 이 시설은 수익 만으로 90%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조달해야 한다. 시설의 사회복지법인인 손과손의 지원 덕분에 장애인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지급했지만 앞으로 장애인 근로자를 충원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매출 상승과 안정화가 시급하다.

김 원장은 “핸인핸은 사회적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속하지 않고 장애인복지시설로 분류돼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친환경, 스마트 공장 구축의 기회도 얻지 못한다”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경제에 기여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지역형 사회적 기업 등으로 지정해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어려운 사정은 핸인핸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인천의 시설 33곳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힘든 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감염 우려로 시설 이용 시간이 줄어든 장애인 근로자는 가정에서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종사자는 매출 감소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떠안는 데다 최소한의 근로자만 시설에 나오다 보니 장애인 생산품 생산과 납품을 직접 도맡아야 해 육체적인 어려움마저 감당하고 있다.

황성주 인천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은 “근로장애인에게는 임금을, 훈련장애인에게는 훈련수당을 줘야하는 직업재활시설은 타 복지시설처럼 쉽게 휴관을 할 수도 없고 물품 생산을 중단하면 거래처를 잃는다”며 “시설들이 이른 시일 내 예전과 같은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백신 우선 접종 등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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