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입구 계단 안내 문구 부착
스크린 자막 띄우고 자문단까지
범죄 와의 전쟁 '아이디어 톡톡'
▲ 포천경찰서가 은행 입구 계단에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문구를 부착했다. /사진제공=포천경찰서

경찰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 사기) 범죄피해 예방에 나섰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적으로 일상생활까지 깊숙이 침투하면서 피해 규모가 매년 늘고 있어서다.

19일 포천·양주경찰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 2018년 3만4132건, 2019년 3만7667건, 2020년 3만1681건이다.

이로 인한 피해액도 상당하다. 지난 2017년 2470억원에서 2020년 7000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피해 사례는 검찰 사칭, 대출 관련, 자녀 납치 협박 등으로 점차 조직화하고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9일 포천에 사는 A(75)씨는 '둘째 딸을 납치했으니 54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오면 딸을 풀어준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으로 향했다.

다행히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보이스피싱 사실을 A씨에게 알리고 딸과 통화하면서 피해를 막았다.

상황이 이러자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예방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포천경찰서는 농협은행 출입구와 계단에 '현금을 받으러 온다면 100% 보이스피싱입니다' 등의 문구를 부착했다.

여기에 더해 대기번호 안내스크린 화면에는 보이스피싱 예방 문구를 자막에 띄웠다. 농협도 경찰의 홍보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강성모 포천경찰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보이스피싱 피해까지 이중의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활동과 함께 홍보를 지속해서 집중하겠다”고 했다.

양주경찰서도 범죄예방 정책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자문단은 지자체·금융계·법조계·시민협력단체원·노인회 회장·아파트 입주민대표·맘까페(옥토피아) 회장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16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경찰의 치안파트너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과 예방법 등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범죄예방과 관련한 시민들의 의견도 경찰에 제안할 방침이다.

강찬구 양주경찰서장은 “점차 지능화되어가는 보이스피싱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홍보활동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자문단과 함께 시민 경제를 침해하는 악질 보이스피싱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했다.

/포천·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