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마을 고려인주민회' 창립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전경. /사진출처=연수구 홈페이지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전경. /사진출처=연수구 홈페이지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전국 최초로 고려인이 주도하는 주민 조직 '함박마을 고려인주민회'가 탄생했다.

주민회는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의 권리를 대변하고 지역 발전에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18일 ㈔너머 인천고려인문화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함박마을 고려인주민회 창립행사'가 열렸다. 주민회 창립은 올 초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을 중심으로 주민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이뤄졌다.

연수1동 514 일원에 있는 함박마을은 지난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안에 대응할 고려인 주민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주민회 창립으로 이어졌다.

주민회에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고려인 엄마들 모임단체인 인천엄마들과 함박마을 고려인 상인회, 인천 고려인 청년모임, 고려인 할머니 봉사단, 인천 고려인 장애인 부모모임 등이 동참한다.

주민회 회장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함박마을에 사는 주민 이빅트로씨가 맡았다. 주민회의 주요 과제는 함박마을 고려인의 권리 회복과 도시재생 사업 참여다.

현재 함박마을에 사는 고려인은 공식 통계를 제외한 인원까지 합치면 7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전국에서 마을 단위로는 가장 많은 고려인이 사는 지역이다. 이들은 재외동포나 다름없지만 그 자격을 누리지 못하고 외국인노동자 취급을 받는 실정이다. 국내에 정착하기 바빠 한국말을 제때 배우지 못해 주로 건설현장과 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에 주민회는 함박마을 고려인들이 주민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고려인들이 주도적으로 주민회를 창립하도록 지원한 ㈔너머 인천고려인문화원 관계자는 “함박마을 고려인주민회는 전국 최초 고려인 주도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뜻깊다”며 “고려인들이 권리를 회복하고 당당하게 지역 발전의 주역으로 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