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심리지원·회복서비스 '행복톡 마음톡톡' 효과

정신건강 전문의 상주 '최대 35명'
홈트영상·맛집·격리팁 공유 활발
시, ESI정서스트레스검사 제공도

“저는 갑니다. 다들 남은 (격리) 기간 화이팅 하세요”, “운동에 도움이 되는 유튜브 영상 공유합니다”, “여기서 음식 배달을 시켰는데 맛있었어요.”

수원시에서 코로나19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시민들이 서로를 돕고 위로하고 있다. 대화 메신저를 통해서인데, 일상 공유부터 '자가격리 팁'까지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시와 시 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는 지난해 3월부터 자가격리자 심리지원 및 회복서비스인 '행복톡 마음톡톡'을 운영했다. 자가격리는 고립감, 불안, 우울 등 후유증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들은 외부와 차단되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해법을 고민하던 시, 센터 직원들은 회의를 거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방에는 익명으로 참여한 여러 자가격리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정신건강 전문의, 간호사 등이 상주한다. 전문 인력을 포함해 평균 25~35명 정도의 인원이 유지된다.

'온라인'과 '익명성'의 장점은 명확했다. 자가격리자들은 신분 노출을 꺼리기도 한다. 오픈채팅방은 방문이나 전화 상담에 비해 이들이 마음 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이다.

참여 방법도 간단하다.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일괄적으로 오픈채팅방 참여 링크가 발송되는데, 문자에 기재된 오픈채팅방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입장하면 된다. 입장 후에는 '채팅 매너'를 알리는 공지글을 읽은 후 자유롭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스트레칭', '감사일기 쓰기' 등 매일 하나씩 미션 과제도 주어진다. 전문 인력이 수시로 돕지만, 대화는 주로 자가격리자들 중심으로 이뤄진다.

센터 관계자는 “그 방의 주인공은 자가격리자 분들”이라며 “개입해야 할 상황이 아니면 그분들끼리 대화하도록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시행 한 달부터 효과가 긍정적이다. '2주간 격리'라는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이 채팅방을 매개로 서로 위로하고, 경험도 나눈다.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2주 동안 쓰레기 처리방법을 모르는 대상에게 “음식물 쓰레기는 냉동실에 보관하면 좋아요”라고 설명하거나, 자가격리 관련 부서 연락처와 관련 앱 사용법을 공유하는 등 사례가 있다.

장안구보건소 관계자는 “(자가격리자들이) 갇혀 있는 상황이다 보니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각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공유도 하면서 서로 위안과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눈팅(메시지를 읽기만 하는 것)'만 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른 자가격리자들의 대화를 읽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와 센터는 자가격리자들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인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정신건강 위기를 알아채야 상담 및 치료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자가격리자 2000명까지 참여 가능한 'ESI 정서적 스트레스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자가격리자는 이를 통해 스스로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김현우 기자·정혜리 인턴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