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미카엘' 오종현 작가


동구 도시재생 지원사업 참여
옛 건물에 '스테인드글라스' 도입
어릴 적 추억 깃든 지역 보존 앞장
“주민들과 소통하며 꾸려 나가고파”

“배다리를 밝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캄캄한 저녁 인천 동구 배다리를 밝히는 점포가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진 복합문화공간 '미카엘(Michael)'은 365일 거리를 밝히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오종현(30·사진) 작가는 배다리를 밝히기 위해 일부러 불을 끄지 않고 퇴근을 한다.

“배다리를 올 때마다 밤이면 불이 모두 꺼져있어서 회색 도시 같았어요. 그래서 이곳에 자리를 잡은 순간 거리를 밝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을 했어요. 일부러 저녁에 불을 끄지 않고 퇴근을 해요.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가 거리를 밝힐 수 있도록요.”

대학에서 조소과를 전공하고 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건축물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어릴 적 자주 찾던 배다리다.

“헌책을 보기 위해 드나들던 배다리는 저에게 익숙한 곳이에요. 건축물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과거 추억이 있는 배다리가 떠올랐어요. 근데 마침 동구에서 지원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을 했어요. 그렇게 이 공간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도시재생에 관심이 많은 그는 공간을 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꾸몄다. 아울러 공간에 전사를 뜻하는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붙여 재생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전 중구 잇다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일을 했었어요. 갤러리를 운영하는 작가님과 함께 도시재생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재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죠. 이후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보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공간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오 작가는 아직 공간을 완성하지 않았다. 나머지 부분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채워나가고 싶어서다. 앞으로 그는 미카엘에서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역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도 기획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이 공간을 꾸려 나가고 싶어요. 각 상점의 특징을 담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보려고 해요.”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