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사건 여파 부정적 이미지 연상
논현·만수휴먼시아 주민, 개명 추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아파트 이름에서 'LH'를 빼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아파트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이름을 던져 버리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자산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14일 인천 남동구 논현휴먼시아 숲속마을 1단지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아파트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LH 투기 사태 전부터 초등학생들이 '휴먼시아'라는 이름을 이용해 은어를 만들어 쓰는 등 좋지 않은 단어로 인식되자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민대표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파트 명칭 변경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872세대 주민 중 80%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당초 주민들은 아파트 시공사인 서희건설 브랜드를 차용해 명칭을 바꾸려 했으나 승인해주지 않아 직접 명칭을 정해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건축법에 따라 명칭 변경 건을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에 올리고 주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은 뒤 시행·시공사와의 협의,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거치면 건축물관리대장에 오른 아파트 명칭을 바꿀 수 있다.

논현휴먼시아 숲속마을 1단지 주민 A씨는 “LH와 휴먼시아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투기 사건까지 터져 명칭 변경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아직 공모는 하지 않았지만 아파트 주변에 숲이 있는 특성을 살려 '파크포레'라는 명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000여 세대가 거주하는 남동구 만수동 향촌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도 최근 명칭 변경을 위해 주민 동의를 받고 있다. 입주 10년 차에 접어들어 외벽 도색과 명칭 변경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 B씨는 “이미 인천 서창2지구에도 LH 명칭을 벗고 부동산 가치를 높인 아파트들이 꽤 있다”며 “명칭 변경을 통해 LH와 휴먼시아에 가려진 단지의 이미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