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스포츠 산업으로 인천경제 성장 이끈다
▲ 박남춘(가운데) 인천시장이 지난 2월24일 프로축구 개막을 앞두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방문해 방역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 박남춘(가운데) 인천시장이 지난 2월24일 프로축구 개막을 앞두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방문해 방역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은 야구·축구·배구·농구 등 프로스포츠 6개 구단을 모두 연고로 지닌 스포츠 도시다. 프로스포츠뿐 아니라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체육시설을 비롯한 체육 환경도 갖추고 있다.

스포츠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신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7조8000억원(2018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매출액 증가율은 연평균 3.8%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산업은 서울·경기 지역에 편중된 게 현실이다.

인천시는 시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지역경제 성장도 이끌 수 있는 스포츠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 스포츠산업 진흥 기본계획'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스포츠산업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면서 공공체육시설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인천시는 '인천 스포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본격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월 체육진흥과에 '스포츠산업팀'을 만든 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이번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스포츠산업을 집중 육성해 지역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스포츠산업 진흥 기반 구축

이번 기본계획에는 5대 분야 18개 과제가 담겼다. 우선 시는 '스포츠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해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스포츠산업 진흥 조례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대전 등 7개 지역에 제정돼 있다. 스포츠산업 진흥시설과 창업지원센터 등의 지원 근거가 담기는 조례 제정안은 이달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6월 인천시의회 심의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현장 목소리를 듣는 자리도 마련된다. 시는 올 상반기 스포츠산업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다. 하반기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천대 창업지원단, 인천시체육회·장애인체육회 등과 스포츠산업 정책 발굴을 위한 포럼도 열 예정이다.

인천연구원 정책연구로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및 중장기 계획' 수립도 병행된다. 이를 통해 공공체육시설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산업 추진 전략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창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스포츠산업은 가상·증강 현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과 융합하는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의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스포츠산업 창업 기업 육성을 목표로 시는 올 하반기 공공체육시설에 '인천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터에선 창업 기업에 대한 기술 개발을 돕고,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기술 등을 지원한다. 창업활동 공간도 제공된다.

시는 관련 기관·부서 등과의 협업으로 일자리 지원, 판로 개척, 인력 양성 등의 지원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인천 경제활동인구의 89%인 145만명이 사용하는 지역화폐 '인천이(e)음'을 통한 입점 지원과 상설기획관 운영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 연고 프로스포츠 활성화

인천은 6개 종목의 프로스포츠 구단이 모두 둥지를 틀고 있는 도시다. 인천 유나이티드FC(축구), SSG 랜더스(야구), 전자랜드 엘리펀츠(남자농구), 신한은행 에스버드(여자농구), 대한항공 점보스(남자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여자배구)가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이들 프로스포츠 구단과 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난달 첫 회의를 개최한 상생협의회를 정례화하고, 시와 구단이 공동으로 마케팅 홍보를 벌여 프로스포츠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 하반기부터 구단별 5명씩 총 30명으로 서포터즈 활동을 지원해 '스포츠도시 인천'의 이미지도 강조하기로 했다.

관람형 스포츠의 한계를 벗어나 체험형 기능도 강화한다. 시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12번째 선수에게 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체험형 시설을 확충해 게스트하우스, 가상현실(VR) 체험관, 풋살경기장 등의 공간을 제공한다. 스포츠에 관광 프로그램을 접목한 상품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스포츠 융·복합 산업 전략 마련

중장기 과제로는 스포츠를 문화·관광 등과 연계한 융·복합 산업 전략이 세워진다. 아시안게임 경기장 등 공공체육시설을 활용하고, 스포츠산업 진흥시설로 지정받는 것이 골자다. 시는 공공체육시설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창업 기업에 저렴하고 편리한 사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스포츠사업자의 집적 효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체부로부터 스포츠산업 진흥시설 지정을 받으면 국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등 16개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관광과 연계하는 특화 사업도 구상되고 있다. 동호회 등 소규모로 관심을 모으는 '뉴스포츠'를 발굴해 공공체육시설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생활체육을 활성화한다는 방침도 세워졌다.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체육 활성화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공공체육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된다. 단기적으로는 시민이 공공체육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예약시스템이 통합 운영된다. 체력 수준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장기적으로는 창업지원센터의 우수 제품들을 공공체육시설에 도입해 시민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현재 16개 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도 2022년까지 초등학교 10%인 25개 교로 확대된다.

백완근 시 건강체육국장은 “공공체육시설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 전략을 마련하고, 스포츠산업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가겠다”며 “중장기 체육 정책 개발을 위해 인천연구원에 체육 분야 전문인력이 충원되도록 관계 부서와도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서울·경기 쏠린 산업시장

매출액 측면 인천 잠재력

체계적 발전 기반 갖춘다

 

스포츠는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산업 시장은 서울·경기 지역에 쏠려 있다. 그동안 스포츠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인천에 체계적 발전 기반이 갖춰지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스포츠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별 사업체 수는 경기도가 23.8%(2만4572개)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와 부산시가 각각 18.3%, 7.0%로 뒤를 잇는다.

인천의 스포츠산업 사업체 수는 5037개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로, 17개 시·도 가운데 7번째에 해당되는 수치다.

지역별 종사자 수 현황으로 봐도 경기(28.0%)와 서울(23.7%), 부산(7.6%)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천은 스포츠시설업 8000명, 스포츠용품업 6000명, 스포츠서비스업 4000명 등 총 1만8000여명으로 전국에서 4.1%(6위)의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역별 매출액 측면에서 인천은 잠재력을 지닌다. 매출액 역시 서울이 31조7700억원(40.2%)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경기(18조8080억원, 24.1%), 부산(5조5130억원, 7.1%)으로 많았지만 인천도 2조9380억원(3.8%)으로 4위에 올랐다. 스포츠산업 기반으로 바탕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백완근 시 건강체육국장은 “인천 스포츠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은 그동안 불모지였던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