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16일 이면 세월호 참사 7주기가 된다. 지금도 7년전 그 날 뉴스를 보면, 진도 팽목항 병풍도 앞바다에 누워 물속으로 잠겨가는 세월호를 보게 된다.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나고 머리 속이 진정되지 않아 어찌할 줄 모르겠다. 2014년 4월16일 그 날 사고 직후에는 상황을 잘 몰랐다. 오전 11시 넘어서까지도 뉴스에서는 세월호 탑승자들 전원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정말 우리나라 대단하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나도 점심식사 약속이 있어 택시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들었다.

그런데 점심 때가 지나 상황이 달라졌다. 세월호는 넓은 바다 한가운데 누운 채 점점 바닷물 속으로 잠겨가는데 해경을 비롯 긴급 구조대가 파견되었지만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 수백명과 일반인들이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476명이 타고 있던 세월호에서 304명은 구조되지 못하고 천사가 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런데, 이같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대해 7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 저녁 6시30분부터 서울 청와대 입구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4·16연대 회원들이 '다시, 세월호' '다시, 촛불'이라고 적힌 1인용 피켓과 몸자보, 그리고 1회용 컵에 담긴 양초를 나누어 주었다. 4·16 세월호 7주기를 앞두어서인지 전교조 선생님들이 많이 참석했고, 매주 토요일 저녁 피켓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너도 나도 피켓과 양초를 들고 길가에 서서 촛불 1인 시위를 시작하였다.

1시간 넘게 길가에 서서 촛불 1인 시위를 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왜 7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외치는가. 왜 아직까지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 이라고 하여 널리 회자된다. 엘리엇의 시 구절이 아니더라도 우리 역사에서 4월 16일은 비극적인 날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아프게 기억되는 4·16 세월호 참사는 이제 역사가되었다. 그러나 아직 그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역사로 남아 있다. 세월호 진실규명의 몫은 우리의 것이다.

다시 한번 7년전 그 날로 돌아가 보면 이렇다. 오전 8시50분경 세월호 좌초 최초 신고, 9시30분경 목포해경 123정 도착, 헬기 등 도착, 10시경 인근 어선들 도착, 구조 시작, 10시20분경 세월호 90% 전복 침몰중, 10시30분경 세월호 선미가 하늘을 본 상태로 침몰.

당시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멀리 떨어져 있던 해경 123정은 어선들 철수하라는 방송만 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어업지도선과 어선들은 세월호에 달라붙어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애를 썼다. 한편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세월호 선장과 항해사 조타수 등 간부 선원들은 해경이 도착하자마자 빠져나와 도망쳤고 이 과정에서 선내에 있던 단원고 학생들에게는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하여 결국 대다수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2021년 4월12일 인천일보는 제1면에 '세월호 4·16 7주기' 주제로 '남겨진 자의 희망 노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고맙다. 언론이 나서서 세월호 참사를 다시 조명해 주어야 한다. 다만,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이어야 한다. 올바른 진실규명이 있어야 교훈이 되고 역사가 되어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그래야 세월호 유족들과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로하게 되고 진정한 역사로 남게 된다. 4·16. 세월호 7주기를 맞아 '다시, 세월호'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김재용 인천행동하는양심 공동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