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7일 668명 발생해 87일만에 600명대를 기록하더니 8일 700명, 9일 671명, 10일 677명, 11일 614명에 달했다. '4차 유행'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시작돼 이대로 가면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3차 유행에서 입증됐듯이 우리의 의료와 방역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3차 유행을 꺾지 못한 채 맞은 4차 유행의 위기는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과 떼어서 설명할 수 없다. 지난 3•1절 연휴 이후 주말마다 전국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편은 대개 만석이었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 유통매장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분출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1년 이상 외출을 삼가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것과도 연관지을 수 있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연장돼 식당과 술집 등의 이용자가 늘었다. 사람들이 몰리면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신규 확진자는 주로 학원와 교회, 사우나 등 밀접시설을 고리로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자 방역당국은 60세 미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AZ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접종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감염력이 훨씬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문제다. 악재가 겹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긴장의 끈을 다시 조여야 한다. 그동안의 경과로 볼 때 경계태세를 늦추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코로나 창궐 초기 당시의 경각심 못지않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

우선 4차 유행을 막는 게 발등의 불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또 다시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경제는 어렵고, 방역에 지쳤지만 4차 유행 경고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철저한 방역수칙 이행과 감염에 대한 경계심 등 재무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절제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