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144호·외교 수행 중심지
6·25 전쟁 때 소실…터만 남아

김현모 문화재청장 현장 방문
고양시, 예산 확보 예정… 명소 기대
▲ 조선시대 중국사절단이 한양 입성 전 머물렀던 객사(客舍)인 사적 제144호 ‘고양 벽제관지’. 사진은 1911년 일제감정기 당시 벽제관.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가 조선시대 당시 중국사절단이 한양 입성 전 머물렀던 객사(客舍)인 사적 제144호 '고양 벽제관지'에 대한 발굴·복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지난 3일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덕양구 고양동에 있는 벽제관지 현장을 방문, 벽제관지 복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고양 벽제관지는 조선시대 중국으로 이어지는 의주길에 위치해 사신들이 숙박·휴식했던 대표적인 객사로 중국 외교의 중심 역할을 하던 곳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명나라 군사와 일본군이 격전을 벌인 곳으로도 유명한 사적지로 1965년 2월2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144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일부가 헐렸고, 6·25전쟁으로 건물 대부분이 불타면서 현재는 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앞서 고양시는 1998년 벽제관지 인근 문화재지정구역 4150㎡ 중 벽제관 주 건물인 정청과 동서 익헌, 삼문 등이 있던 일부 면적(1980㎡)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단과 계단석 등의 유구를 확인하면서 현재 펜스를 설치, 유구를 보호하고 있다.

시는 김 문화재청장이 최근 이곳을 방문해 벽제관지 복원에 대한 의지를 보인 만큼 벽제관지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 6일 문화재지정구역 전체에 대한 발굴조사에 착수, 펜스 밖에도 벽제관과 관련된 담장과 부속시설의 유무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발굴조사는 오는 5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유구 발견 시 전문가 검토 회의를 거치게 된다.

시는 조사 성과에 따라 오는 11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복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일제에 의해 훼손된 벽제관은 조선시대 대외 외교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곳으로 국가적으로도 진귀한 보존가치를 가진다”며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벽제관을 원형 복원함으로써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고, 역사 속 스토리텔링을 고양누리길과 엮는다면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