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시·군·구 지자체 단체장들이 새로운 인물로 대폭 물갈이됐다. 이는 냉엄한 국민의 심판이며 선택이다. 그런데 7월1일 새 단체장 취임을 앞두고 일부 공무원들이 본연의 임무는 제쳐둔 채 인맥-학연 등을 동원한 줄서기를 하고 있어 행정동요가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구청장이 당연직으로 돼 있는 기초단체 체육회의 경우 기존 이사진이 서서히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이사진 공백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여 조바심을 치고 있다고 한다.
 새 장을 맞이하게 되는 각급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직자들은 앞으로 있을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짐작하기 어렵지 않으며 이는 인지상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장 교체기의 혼란과 선거 후유증 최소화가 이들 단체장에 의해 새삼 강조되지만 그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기회주의와 보신주의 등으로 인한 행정손실을 감안한다면 선거 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자명해진다. 분열되고 들뜬 분위기가 선거 후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에 우리는 공무원들에게 엄정중립을 지켜줄 것을 그렇게 당부했던 것이다. 언제까지 선거 결과에 들떠 서성거릴 수만은 없다. 모두가 평상궤도에 돌아가 내일을 걱정하고 준비하는데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이 막상 표를 주기는 했으나 일부 공직자들의 줄서기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적잖은 불안감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대선이란 큰 정치행사를 또 치러야 한다. 학연·인맥 등을 동원한 줄서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스스로 족쇄를 차는 신세를 면키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지방자치를 하게 된 큰 뜻은 보다 알찬 생활행정을 펴자는 데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장이 선출된 이상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공직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맡은 일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동안 설혹 껄끄러운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을 열어나가야 한다. 공직사회가 안정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바라는 지역개발도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는 행정공백기의 새 단체장은 불확실성 제거에 전력을 기울여 줄 것을 거듭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