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해외무역 어려움
월미도 민간 주차장까지 점거
주민·상인·관광객 불편 유발
문학경기장도 장기방치 사례
IPA “판로 확대 다방면 모색”
▲ 월미도 민간주차장이 수출용 중고차로 가득 차 있다.

“관광특구 월미도가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할 판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힌 중고차가 인천 전역에 방치돼 몸살을 앓는 가운데 관광지인 월미도까지 점령했다. 월미도 민간주차장 10여 곳을 중고차가 차지해 주말이면 관광객들은 불법주차를 감행하는 실정이다.

8일 오전 찾은 월미도 일대 민간주차장은 번호판이 없는 중고차로 가득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3개월 전부터 민간주차장에 중고차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중고차 수출업체는 월미도 초입에 있는 야적장 자리가 부족하자 비용을 내고 민간주차장을 이용 중이다.

주민들은 중고차를 싣는 화물차가 월미도 내부를 오가면서 교통혼잡이 빚어질 뿐 아니라 관광객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관광객이 늘어난 반면 주차장에는 빈 자리가 없어 골목마다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려 주민과 상인들의 불편이 크다.

월미도 주민 김춘호(50)씨는 “2층짜리 화물차에 중고차를 여러대씩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사고가 날까봐 불안하다”며 “인천시와 중구청은 월미도 경관 개선을 한다고 하던데 중고차가 곳곳에 방치된 마당에 무슨 경관 개선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중고차 방치 문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인천 곳곳에서 제기됐다. 한 중고차 업체가 당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내 지하주차장과 계약을 맺고 중고차 수 천대를 보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예비부지 등 차량 2만대를 세울 수 있는 야적장 214㎡(6만5000평)를 확보했으나 자동차 운반선은 신차를 우선적으로 싣기에 중고차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기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월미도는 인천항만공사 관할이 아니라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수출용 중고차 방치 문제를 해결하고자 부지를 최대한 확보하고 중고차를 싣는 선박에 인센티브까지 제공한다”며 “중고차 수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수출 기회가 확대되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