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와 소비가 늘어가면서, 새롭게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이 부상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낭독한 음성을 귀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은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과 종이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용이함 때문에 최근 출판계에서 떠오르는 디지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인간 본성과 감성에 호소하는 본질적 강점을 지녔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언가에 집중하는 와중에도 자기 이름이 불리면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간다. 별 생각 없이 반복해 들은 노래 가사가 머릿속에 자동으로 입력되곤 한다. 내 의식의 초점과 상관없이 소리를 통한 정보는 인간의 의식에 손쉽게, 그리고 깊이 파고든다. 이처럼 오디오는 의식의 배경에 존재하면서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인 것이다.

영상과 문자가 넘쳐나는 환경이 역설적으로 오디오 콘텐츠의 전성시대를 열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상과 문자가 소비자의 '시간'을 놓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 오디오 콘텐츠는 일하고 쉬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든 상황의 배경에서 은근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소비돼 왔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최신 모바일 기기 덕분에,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수천만 개의 음악과 오디오북, 팟캐스트를 골라 들을 수 있을 만큼 편리해진 환경 덕분이기도 하다. 그만큼 오디오 콘텐츠의 경쟁력이 막강해진 것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화면에 집중해야 하는 사진·영상 콘텐츠와 달리 이용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최근의 오디오 콘텐츠는 쌍방향 소통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사진·영상 콘텐츠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도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젊은층에게 오디오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AI) 스피커, 무선 이어폰 등 전자 기기의 보급과 무관하지 않다. 무선(wireless) 기기의 대중화로 더 이상 선(wire)에 구애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오디오 콘텐츠 청취가 가능해지면서, 젊은층이 선호하는 멀티태스킹이 일상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점'을 오디오 콘텐츠 선호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로 인한 국내의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의 양적 증가와 이용률의 성장은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의 대중화를 한층 앞당기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 확산 장기화 국면도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 소비를 계속 촉진하고 있다. 사람들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정보 습득의 용이성 및 우울감 등 코로나 블루 해소 목적으로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영향은 집밖에서의 운동, 산책, 운전 등 종이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독서를 하려는 사람들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 업계 성장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으로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이어져온 만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장밋빛 전망이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아동과 청소년 이용자가 앞으로의 오디오 콘텐츠와 오디오북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리라 예상된다. 오디오가 뜨고 있다. 눈은 좀 쉬면서 귀만 열어두면 되기 때문이다. 조용히 오디오에, 오디오 콘텐츠에 귀기울여 보자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