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 하남미래봉사단 부단장]

학창시절 봉사단 활동 보람 못 잊어
도시락 배달·환경정화 등 선행 앞장

부동산업 하면서 편의점·식당 운영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하기도

“고향인 하남에서 나눔의 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매달 첫째 주와 셋째 주 네 차례에 걸쳐 하남 미사지구에서 남모르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성애(46·사진) 하남미래봉사단 부단장이 그 주인공.

하남미래봉사단은 지역사회 봉사, 환경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참여하며 나눔의 행복을 실현하고 있는 봉사단체다.

이 부단장은 단원들과 함께 매달 첫째·셋째 주 화요일은 미사 13단지 도시락배달 봉사활동, 셋째 주 목요일은 장애인복지관 도시락배달 봉사활동, 첫째 주 금요일엔 미사호수공원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하느라 바쁘다.

코로나19 여파로 봉사활동이 제한적이자, 비대면 도시락 배달과 미사호수공원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노출이 되지 않는 방법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미사 주민들에게 그는 '우렁각시'나 다름없다.

그는 “학창시절 사회봉사단에서 진행한 봉사활동에 참여했을 때 느낀 보람과 뿌듯함을 잊지 못해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보다 많은 이웃과 행복의 가치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 부단장은 유복한 집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유년 시절을 상기할 때 대부분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서울 청계천 공구상에서 모터 수리공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청계천 개발사업에 밀려 하남으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공공근로 일을 하며 저와 오빠, 남동생 등 3남매의 뒷바라지를 한 거죠.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것도 없는, 그냥 평범하고 화목한 가족으로 기억됩니다.”

이 부단장은 신구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제법 규모가 큰 호텔에서 일반회계 직원으로 5년여간 근무한 그는 주경야독 끝에 2005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어 2006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부동산업에 무작정 뛰어들었죠. 당시를 생각하면 당돌했던 것 같아요. 감정평가법인에서 정보 분석사로 5년 정도 일 하기도 했죠. 그러다가 2014년부터 3년간 유럽여행을 다녀왔어요. 당시 11개국 19개 도시를 돌았던 거로 기억됩니다.”

귀국한 그는 2017년 초 고향인 하남에서 인생의 2막을 열었다고 한다.

이 부단장은 “지식산업센터 분양 일을 하며 정말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2~3년 뒤 지금의 부동산 사무실을 개업했고, 현재는 편의점과 식당 체인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홀로서기를 한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는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해 센텀비즈 식당을 임대한 청년사업주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이 어려운 것 같아 임대료를 3개월간 25% 감면해 줬어요. 하지만 얼마 뒤 폐업을 했죠. 사정이 딱해 보여 원상복구 비용은 받지 않고 오히려 300만원가량의 위로금을 건넸어요.”

당시 자영업의 쓴맛을 본 30대 청년사업주들은 전공을 살려 현재 서울에서 영화 관련 업종을 창업했다고 한다.

이성애 부단장은 “요즘 너무 세상이 너무 빡빡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저부터라도)이웃을 챙기고, 고향인 하남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앞으로 보다 많이 베풀고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