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세상에 '백남준식 웃음' 반격…삶 숨통 튼다

플럭서스, 1950년대 예술 네트워크
당시 활동 백남준 등 30여명 작가전
'장피에르 빌헬름 대한 경의' 등 눈길
리투아니아 대사관 협력 통해 전시
▲ 조지 머추너스-플럭스 소나타 리플릿 /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규범과 통념을 깨고 유쾌하게 받아치는 백남준식 웃음의 반격을 담은 전시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백남준아트센터가 내년 2월2일까지 센터 내 기획 전시실에서 백남준전 '웃어' 전시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리투아니아 요나스 메카스 비주얼아트센터, 빌뉴스 시, 리투아니아 문화원, 리투아니아 대사관과 협력해 대규모 소장품전을 선보인다. 전시는 30여 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백남준 아카이브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되며 9월 중 일부를 교체해 더 많은 플럭서스 작품과 아카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전시에서는 기록 사진과 영상을 통해 백남준의 플럭서스 당시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다수의 작품들이 소개 된다. 플럭서스는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을 일컫는다.

▲ 만프레드 레베-장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 /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만프레드 레베-장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 /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피터 무어-플럭서스 소나타 /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피터 무어-플럭서스 소나타 /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클라우스 바리시-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클라우스 바리시-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백남준-보이스 복스/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 백남준-보이스 복스/사진제공=백남준 아트센터

전시회에는 '장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1978)',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테이프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1958-1962)', '사우스 2번(백남준에게)(1964)' 등의 오마주 작품들을 포함해 '플럭서스 국제 신음악 페스티벌(1962)', '페스텀 플럭소럼 플럭서스(1963)', '오리기날레(1961)', '플럭스소나타(1975)',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1963-1980)' 등의 아카이브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조지 머추너스가 중심이 돼 제작한 플럭스키트들과 이벤트 스코어들도 전시된다. 전시장에서 관객들은 이를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문, 출판물, 상점의 상품 등의 형식으로 된 전시작을 통해 플럭서스가 제안했던 새로운 예술 유통망도 확인할 수 있다. '최초의 휴대용 TV(1975)', '냄비(한국 조리법(1985)', '컬러의자, 흑백의자(1984)', '귀거래(1992)' 등 일상성을 구현한 백남준의 작품들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플럭서스를 통해 백남준을 바라본다. 플럭서스가 보여주었던 경계의 해체, 자유로운 연대, 사회적 금기의 도전, 사회정치적 개입, 고급예술에 대한 반격 등은 백남준의 예술을 관통하는 특징이다.

'웃어' 전시는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예술 제도에 도전한 플럭서스, 백남준을 유머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유머'는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데 있어 유용한 전략으로 표현됐다. 또한 유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통념이 정해 놓은 것들을 자유롭게 해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조롱, 모순, 해방, 파괴 등의 제스처를 담은 우스갯짓은 사회의 현상과 전통적 가치에 대해 균열을 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란 점도 보여준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키워드> 플럭서스란?

플럭서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1950년대 후반에 태동한 파격적 예술 네트워크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자유로운 연합과 해체를 거듭하며, 전통적인 고급예술의 경계에 도전했고, 대중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을 선보였다. 1960년대 격변하는 사회에서 플럭서스는 혁명적인 예술 흐름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진지한 도전을 지속했다. 예술과 사회의 문제들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다룬 플럭서스 운동의 중심에 백남준이 있었다. 비디오 아트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그가 선보였던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퍼포먼스는 플럭서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백남준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신체를 매체로 활용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리를 조합하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선문답과도 같은 지시문들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