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19'일 것이다. 1년여의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코로나로 인해 마치 시침이 멈추어 버린 어두운 사회 분위기이지만, 사계가 분명한 자연을 보면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곧 평범한 일상으로 회복될 것이란 믿음으로 희망을 담아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들리는 갈등, 폭력, 자살 등 각종 사건 사고의 소식들, 특히 청년실업과 자영업자들의 파산 증가로 인해 점차 희망을 잃어 가고 있는 현실,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노인빈곤의 증가로 인한 어두운 소식들은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통계청 '2020 한국의 사회지표'는 경제, 이념, 지역, 세대, 성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 수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 19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82.7%가 경제적 문제로 빈부 갈등이 심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85.4%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이 심하다고 느끼고, 62.7%는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을 말했다. 이 밖에도 세대(60.9%), 성별(48.8%), 종교(55.4%), 개발과 보존(68.5%), 근로자와 고용주(74.2%)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계층 사이에 잠재하던 갈등이 점차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특정집단의 이름 뒤에 층을 붙이는 혐오단어가 널리 퍼지고 있으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념, 세대, 소득계층, 지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갈등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불만 표출의 빈도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나타나는 고용률의 저하와 높아지는 실업률 문제도 심각한 사회갈등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으로부터 해결의 열쇠는 무엇일까?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 발생의 원인이 될 것이다. 사회갈등으로 인한 파국적 결과를 막으려면 효과적 갈등관리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부분이며, 다양한 갈등을 완화하고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신뢰로,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득 불평등, 가계부채 폭등, 부동산 폭등 현상 등에 따른 지역 내 계층 간 갈등 해결은 현 정부의 숙제가 되어 버렸지만, 현실은 국민이 정부나 국회를 신뢰하지 못하고, 정치집단들은 상호신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협력하는 사회적 자본이 낙제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이의용 교수는 '동굴에서 광장으로'에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나만의 동굴에서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주파수에 내 다이얼을 맞추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저자는 “이제 동굴에서 나오라”면서 “적극적으로 자기 표현을 하고 단톡방 같은 끼리끼리 동굴 문화를 벗어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 더 넓고 새로운 분야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소통에는 공식이나 정답도 없으며 원래 소통 못하는 사람도 없다. 다만 연습이 부족했을 뿐, 가장 좋은 연습 방법은 자주 접하는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조언하였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은 기존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펼쳐질 것이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은 확대될 것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역시 확산될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간관계 중심의 비대면 복지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상호 소통과 존중으로 갈등을 넘어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로 희망을 만들어 간다면 최소한의 오답은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조승철 광명하안노인복지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