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인천 제물포고 송도 이전은 원도심 포기 선언일까
[카드뉴스] 인천 제물포고 송도 이전은 원도심 포기 선언일까
  • 조혁신
  • 승인 2021.04.05 09:16
  • 수정 2021.04.05 10: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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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은 지난 3월 16일 인천 중구 전동에 있는 제물포고를 송도로 이전하고 제물포고 부지에 548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인천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날 인천교육복합단지에 남부교육지원청을 이전하고 진로교육원과 교육연수원 분원, 생태숲, 상상공유캠퍼스, 어린이집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의 인천형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과 5개 교육지원청 의제,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도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복합단지가 침체한 원도심을 살리고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학생교육문화회관 등과 원도심 활성화 벨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 교육감은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을 되살리고 지지부진했던 제물포고 이전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며 “제물포고 관계자,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학교 이전을 원활히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 교육감의 발언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원도심 재생을 위해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도심을 살리겠다는 취지라면 시민들과 중구∙동구 주민들이 환영해야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원도심 인구수가 줄어 학교마저 이전하면 동네가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물포고가 이전하면 중구 지역에 남자 일반계 고등학교는 광성고 하나만 남게 되어 학생 및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침해와 교육 공동화, 교육 불평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과 주민, 교육단체 등은 시 교육청의 제물포고 송도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가 지난 3월 26일∼31일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3%가 제물포고의 송도 이전을 반대했습니다. 제물포고가 속한 학군인 중구∙동구 지역주민은 무려 95%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시교육청과 제물포고 일부 동문은 학생 수 감소로 제물포고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물포고는 올해 전교생 426명(22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는 18.81명으로 전교생과 학급당 학생 수가 교육부의 적정 규모 학교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논리입니다.

참고로 시교육청은 교육부 기준을 준용해 고등학교의 경우 전교생 450명∼1260명, 18학급∼36학급, 학급당 학생 수 25명∼35명을 내용으로 한 자체 기준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제물포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원도심 지역의 학생수는 감소하는 게 당연한 현상입니다.

제물포고와 인접한 광성고는 전교생 532명(학급당 학생 수 21.3명), 동산고 전교생 494명(학급당 학생 수 20.6명), 선인고 전교생 456명(학급당 학생 수 20.7명)으로 제물포고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수치상 별 차이가 없습니다.

즉 시교육청의 논리라면 이들 학교도 모두 이전 대상인 것입니다.

학교가 떠나면 학생과 학부모들도 학교가 있는 곳으로 떠나기 마련입니다.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는 인구가 유입되지도 않습니다. 교육 환경은 거주 조건을 따질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구동성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거주환경 및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못내놓고 있을 뿐더러 그나마 있는 학교마저 옮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없앤 후, 원도심이 활성화되어 인구가 유입되고 학령인구가 늘어나도 다시 학교를 짓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학교를 신설하는데 비용이 100억∼300억원이 들기 때문에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부금 지원 단가도 학급당 학생수 최소 33명을 기준으로 하고 학급도 40학급 이상이 되야 하기 때문에 신설기준도 까다롭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제물포고 이전은 원도심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제물포고의 송도 이전 외에도 548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조성하는 교육복합단지가 과연 타당성이 있는 사업인지도 따져보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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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학부모 2021-04-06 23:04:29
교육청에서는 애들 교육에나 신경씁시다 !!! 그러라고 세금으로 월급 받는거 아니오??? 침체한 원도심을 도 교육감이 왜 신경을 쓰는지 알수거 없네요

이지혜 2021-04-06 18:24:42
언제부터 교육청이 중구에 관심을?
굳이 빼가고 그곳에 짓겠다고?
누굴 바보로 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