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후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모임, 행사, 외식, 여행 등을 자제해 왔으며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개학 연기 등을 겪었다. 지속된 신체적 거리두기에 따라 인내력이 지칠 때도 됐다. 하지만 하루 5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어서 제4차 대유행마저 우려되는 분위기다. 더욱이 WHO가 '전례 없는 정신보건 위기'라고 경고할 정도로 코로나19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정신적 영역으로도 깊숙이 침투했다.

질병관리청이 1일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이런 현실이 자세히 분석됐다. 특히 인천시민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30%를 넘어 대책이 시급하다. 우울감 경험률에 있어서도 7%대(전국평균 5.7%)를 기록한 도시는 인천 한 곳이다. 계양구는 11.8%에 달해 전국 255개 시·군·구 중 가장 높았다. 인천은 시민 10명 중 3명이 스트레스에 노출돼 정신건강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도시로 인식될 수 있어 걱정이다.

코로나19의 심리적 어려움을 치유하고 건강한 도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할 때다. 코로나19는 경제, 건강 등 일상생활에서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했다. 가족갈등 상담건수가 증가하고 가정폭력, 이혼율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유대감이 증진되고 가정생활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여유도 찾게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천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인천 지역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스트레스 빈도는 대부분 심신 건강에 대한 걱정, 가정경제의 추락, 재택수업, 육아문제 등에서 기인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될수록 간접적인 고립과 외로움은 고조될 것이다.

이제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이 문제다. 현재의 역경과 위기상황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인지적 대처전략이 요구된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서로에 대한 격려와 배려도 필요하다.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듯 가족과 이웃의 관심과 응원이 코로나19 '멘탈데믹'을 예방하는 최우선 대책일 듯싶다. 인천시와 자치구 등이 시민 정신건강에 적극 개입해 주길 바란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