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련1동 지원 A씨에 “연수2동 원서 넣으면 합격 보장” 제안
A씨 거절 후 면접 탈락 “내정 의심”…해당 공무원 “절차 공정”
인천 연수구 청사. /사진출처=연수구 홈페이지
인천 연수구 청사. /사진출처=연수구 홈페이지

인천 연수구 동 주민자치회 사무직 근로자 채용 과정에 현직 공무원이 부정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구가 감사에 나섰다.

50대 여성 A씨는 올 2월8일 사무국 근로자 채용 공고를 낸 옥련1동 주민자치회에 지원서를 냈다.

A씨는 수년간 옥련1동과 주민자치회에서 자원봉사자(실무실장)로 일하며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아왔다.

다행히 올해는 연수구로부터 주민총회 지원금을 받아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경력자 위주로 채용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지원서 제출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튿날 A씨는 연수구 주민자치사업단장인 B씨로부터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옥련1동 주민자치회와 별개로 사무국 근로자 채용에 나선 연수2동 주민자치회에 지원서를 내면 채용을 보장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A씨는 1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전화상으로 저에게 연수2동 주민자치회에 지원하면 반드시 합격시켜주겠다며 연수2동 주민자치회장인 C씨와 협의가 됐다고 하더라”며 “그러나 옥련1동 주민자치회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어서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옥련1동 주민자치회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다른 지원자 3명과 함께 면접 심사를 받았으나 최종 탈락했다. 당시 B씨와 C씨도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그는 구에서 주민자치사업단 업무를 총괄하는 B씨 제안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면접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A씨는 “면접을 보기도 전에 이미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지정해놨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공정하고 청렴해야 하는 공무원이 주민자치회 근로자 채용 과정에 개입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구 감사실은 최근 이런 내용을 제보받아 B씨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구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당시 A씨가 본인에게 상담을 요청해 옥련1동 근무지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C씨가 괜찮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서 A씨에게 좋은 취지로 제안했던 것”이라며 “나는 면접 심사에서도 A씨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 채용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이 동 정책과 예산에 관한 결정권을 갖고 마을 일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구는 지난해 1월 전체 14개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