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륙선 경제효과 5조…균형발전 위해 유치해야

▲국토부 4차 국가철도망 반영 건의
수도권 내륙선 78.8㎞ 광역철도
동탄~안성~진천~청주공항
시민 4만여명 서명운동 동참 열기
동탄~청주공항 소요시간 34분

경강선 연장 57.4㎞ 일반철도
광주~용인~안성~평택 노선

▲상반기 예타 대상 선정 노력
평택부발선 53.8㎞ 일반철도

▲예타 BC 1.0 미만 예측…추진 난항 예고
안성시장 “단기 수익 구조 낮더라도
균형발전·경제효과 적극 강조 계획”
▲ 김보라 안성시장 등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안성 내혜홀광장 인근에서 ‘수도권내륙선 유치염원 릴레이 종주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성시
▲ 김보라 안성시장 등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안성 내혜홀광장 인근에서 ‘수도권내륙선 유치염원 릴레이 종주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성시

안성은 1904년 경부철도 노선에서 제외된 뒤 지역 경제 침체라는 뼈저린 경험을 했다. 이후 안성은 철도 개설을 끊임없이 요구해 1925년 안성선(안성∼천안)을 개통했다. 이마저도 1989년 폐쇄됐다. 32년만인 현재 안성은 철도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내륙선 철도가 개설될 경우 전 지역 경제효과가 5조2161억원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만 1조9375억원에 달한다.

▲안성시 제2의 철도 유치 운동

안성시는 '제2의 철도 유치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도 부설을 위해 1920년대 안성선 유치 운동을 벌인 이후 두 번째인 셈이다.

1일 안성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수도권 내륙선 철도사업, 경강선 연장 철도사업계획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2019년 11월엔 신규 사업건의서를 제출했다. 시는 평택~이천시 부발철도사업도 2021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에 선정되도록 추진 중이다.

수도권 내륙선 철도사업은 동탄에서 안성과 진천을 거쳐 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연장 78.8km의 광역철도다. 사업비만 약 2조3000억원이 소요된다.

경강선(시흥시 월곶역∼강릉역을) 연장 철도사업의 경우 광주에서 용인을 거치고 안성을 잇는 연장 57.4km의 일반철도로 사업비 약 2조4000억원이 소요된다. 이들 모두 대형 국책 사업이다.

평택~부발 철도사업도 규모가 크다. 평택~부발 철도사업은 평택에서 안성을 거쳐 이천시 부발까지 연장 53.8km의 일반철도로 사업비 약 1조6000억원이 든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제3차 국가철도망에도 반영됐다. 오는 6월 열리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철도산업발전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사업이 이행되기까지 지역 국회의원, 광역지자체장 등과 함께 범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 활동하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장 업무협약, 시민 서명운동, 국회토론회, 민관합동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지자체 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의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진제공=안성시

▲시민, 유치 서명운동에 발 벗고 나서

안성시의 움직임에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 뜨겁다. 특히 최근 안성~동탄 고속전철 유치 서명운동은 지난달 25일 현재 4만명을 돌파했다.

안성~동탄 국가철도 범시민유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서명 동참자는 4만명을 넘어섰다. 2019년 12월1일 서명운동을 벌인지 52일 만에 서명 동참자가 1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1년 만에 4만명이 서명한 것이다.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1월 충북 진천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경기도·충청북도·청주시·진천군·화성시·안성시와 공동으로 수도권 내륙선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내륙 철도를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규민 유치위원회 상임대표는 “50여년 전엔 경기도에서 인구가 여섯 번째로 많은 도시였던 안성이 철도 부재 탓에 현재는 인구순위 23위로 전락했다”며 “수도권 내륙선 실현은 안성의 오랜 침체를 벗어날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안성시
/사진제공=안성시

▲철도 효과 5조2161억원…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치 높아

안성시에 수도권 내륙선 철도가 건설된다면 경제적 파급 효과만 5조21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내륙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문진수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장은 “(경기와 충북 6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수도권 내륙선 철도가 건설되면 경기지역 파급 효과는 1조9375억원, 충북지역 파급효과는 1조3769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본부장은 이어 “개발 소외지역을 잇는 수도권 내륙선은 2만2000여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며 “경기 동탄에서 청주공항까지 소요 시간은 34분으로, 기존 대중교통 수단보다 최대 1시간30분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안성시에 철도가 건설되면 서해선·경부선·중부내륙선 등을 동서로 연결하고 수도권과 중부권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수도권 교통과 항공수요의 지방 분산으로 국토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크다.

문 본부장은 이에 대해 “개발 소외지역을 지나는 수도권 내륙선이 국토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시는 철도를 통해 교통이 개선된다면 인구 유입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성시가 유치에 나선 수도권 내륙철도, 경강선 연장 등은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철도망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추후 진행되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대비수익(B/C 1.0 이상)이 낮을 것이란 예측이 많기 때문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수도권 내륙선 철도사업과 경강선 연장 철도사업이 반드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단기간 수익 구조가 떨어지더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파급효과 있다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종·김기원·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인터뷰]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울 30분대 진입 가능, 안성 철도 새 발전축으로"

친환경·균형발전 목적 필요
수도권 내륙선, 정부에 건의

▲ 이규민 국회의원.
▲ 이규민 국회의원.

“과거 안성선 이후 제2의 철도 부설 운동인 셈이죠. 굉장히 뜻깊습니다.”

이규민 국회의원(민주당·안성시)은 1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성엔 단순히 지역발전 차원이 아니라 친환경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철도가 유치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안성지역에서 '안성~서울 간 30분 고속철도 시대' 등을 주요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다. 앞서 이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이전에 안성국가철도 범시민유치위원회 상임대표로서 철도 유치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안성은 현재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지역이다. 지난 1927년 9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안성과 천안역을 잇는 안성선이 운행됐다. 그러나 안성선은 이용객 저조로 결국 폐선됐다.

이 때문에 안성은 여전히 교통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으로 남아있다.

이 의원은 “물류의 중심이었던 안성이 철도 탓에 지금은 변방으로 밀려났다”며 “획기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는데 그 방법은 역시 철도다. 안성에 철도가 들어선다면 서울까지 30분 만에 진입이 가능해 새로운 발전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철도 확대가 세계적 추세라고 봤다. 교통은 이전부터 그랬지만 앞으로도 중요하다. 다만 친환경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시기에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이유와 '서울 집중화'를 완화하기 위해 인근 지자체와 협의하며 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화성·진천·청주 지역 국회의원 8명의 뜻을 모아, 수도권 내륙선이 제4차 국가교통망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150여개 노선 신청이 이뤄지면서 지난 2월 예정됐던 수도권 내륙선 관련 공청회는 연기된 상태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하고 예산은 한정적이기에 수도권 내륙선 유치는 불확실한 게 사실이다.

이 의원은 “유치까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서울과의 접근성을 높여 수도권 팽창을 넓히기 위해 안성엔 철도가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안성의 지리적 가치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추가로 평택부발선 등도 유치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명종·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관련기사
[안성철도이야기] 3. 들불처럼 일어난 '만세 항쟁' 일본이 경부철도 개설과 함께 유통구조를 개편하면서 안성 지역 경제 근간이 흔들렸다. 이 때문에 일본에 대한 안성 민중의 저항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1919년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3·1만세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갈 때, 열흘 뒤인 11일 안성에선 첫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이후 안성 만세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무혈항쟁으로 이어졌다. ▲ 안성 민중 저항의식 키운 '경부철도'일본의 경부철도 중심 장시정책으로 당시 안성 민중의 저항의식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철도에 편입된 평택 등 인근 도시가 경제적으로 [안성철도 이야기] 2. 경부철도 중심, 유통구조 개편…안성 침체 늪 조선을 침탈한 일본은 경부철도 중심으로 유통구조(5일장)를 재편했다. 이 때문에 경부철도 노선에서 제외된 안성의 지역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졌고, 경부철도 노선에 편입된 평택은 신흥 상업도시로 성장했다. 안성 민중들은 일본에 대한 저항의식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철도역 중심으로 유통구조 재편…안성 '결정타'일본은 경부철도 개통과 함께 우리나라의 기존 유통구조를 재편하려 했다. 이 때문에 경부철도 노선에서 빠진 안성은 그대로 경제적 피해를 받았다.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은 경부철도 개통 이후 각 지역 유통구조를 경 [안성철도 이야기] 1. 안성은 왜 철도 유치에 나섰나 안성선 철도가 폐선된 지 32년 만에 안성시는 사통팔달의 요충지와 상업지역 명성을 되찾기 위해 철도 개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관련기사 : [안성철도이야기] 1. 경부철도 왜 '안성' 제외됐나내륙 교통의 요충지였던 안성은 조선 시대 시장(장터)이 번성한 3대 상업도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조선을 침탈한 일본은 1904년 러일 전쟁 발발 직전 애초 계획과 달리 손쉬운 군수물자 조달과 빠른 완공을 위해 안성과 인접한 추풍령 등 산악지역을 피해 경부철도를 개설했다.일본은 또 철도 노선에 맞춰 상업 유통구조를 개편했다. [안성철도이야기] 1. 경부철도 왜 '안성' 제외됐나 내륙 교통의 요충지였던 안성은 조선 시대 시장(장터)이 번성한 3대 상업도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일본이 경부철도를 개설하면서 모든 게 뒤바뀐다. 일본은 1904년 발생한 러일 전쟁 직전 손쉬운 군수물자 조달 등의 이유로 경부철도를 빠르게 완공해야 했다. 또 추풍령 등 산악지역도 피해 가야 했다. 결국 경부철도 노선에서 안성은 제외됐다. 경부철도가 개통한 이후 일본은 철도 중심으로 유통구조까지 개편하면서 안성 지역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 때문에 안성 민중들의 일본에 대한 저항의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안성 사통팔달 [안성철도이야기] 5. 김보라 안성시장 인터뷰 <끝> 안성시는 농촌과 도시가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다. 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아홉 번째로 면적(553.5㎢)이 큰 도시로 칠장사, 미리내 성지 등 종교유적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고, 금광호수, 고삼호수 등 수변 자원을 보유한 환경친화적인 지역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19만명의 안성시는 출산율이 저하되고,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돼 2015년에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대해 김보라(사진) 시장은 철도 교통망으로부터 소외된 것이 안성발전의 장애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김 시장은 철도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