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방직 이총각 선생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 유산계승 위한 연구 활발

안정윤 민속박물관 학예사 모임 참석
국내 박물관 비교 통해 방향성 제시
▲ 최근 동일방직 공장에 인천의 노동·산업유산을 보존하고 전시·계승할 수 있는 노동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은 31일 인천 동구 동일방직 공장 전경.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이 가지고 있는 노동·산업유산을 보존하고 전시·계승하는 노동박물관 건립 추진 준비 모임이 지역 노동계 원로 인사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7시 부평구청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의실에서는 가칭 '동일방직 산업유산보존 및 노동박물관 추진위' 모임이 열렸다.

모임에는 이총각 전 동일방직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김도진 미문의일꾼교회 목사, 안재환 인천민주화운동계승연합회 이사, 장회숙 인천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장, 김창곤 민주노총 전 인천지부장, 이민우 부평지속발전가능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주팔복예술공장 등 전국의 근·현대 산업유산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을 주로 답사해 왔던 추진위는 2019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인천 지역에 있는 공단과 과거 그곳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일상을 다룬, 'Made 人 인천–인천공단 노동자의 일상' 특별기획전을 전후로 인천지역 산업유산보존 및 노동박물관 건립 추진으로 모임의 성격과 목적이 구체화됐다. 이 특별기획전은 같은 해 10월 인천시립박물관에서도 순회 전시된 바 있다.

현재 추진위는 약 2주에 한 번씩 모여 인천 동구에 있는 동일방직 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노동박물관 건립 추진 연구를 하는 단계다.

이날 모임에는 특별기획전을 담당했던 안정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참석해 '노동박물관–인천의 방향성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안 학예사는 “(노동박물관이 주로 다루는)노동유산은 큰 틀에서 산업유산에 포함될 수 있으나 '산업'의 기술적 측면에 치중되다 보면 종사했던 노동자에 대한 섬세한 접근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분리·독립된 개념”이라며 “구술 등 근현대 산업노동과 관련된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일컫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노동박물관은 서울 종로에 있는 전태일기념관, 구로공단노동자생활체험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울산노동역사관 등을 꼽을 수 있다.

향후 추진위는 사업 추진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설립, 인천도시재생지원센터 시민제안정책 공모사업 공고에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여성노동운동이 일어난 동일방직 공장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총각 선생은 “동일방직은 나에게 젊음이 바쳐진 곳이자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노동운동을 통해 새로운 삶의 가치와 희망을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며 “그러한 노동역사의 장이 보존되고 계승된다면 비록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에도 의미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