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타워, 공기정화능력 좋은 이끼 활용
주변 미세먼지 17~21% 감축 효과
이산화탄소는 1년에 280톤 줄여

최근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없는 날이 늘어나면서 ‘이끼타워’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끼타워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이끼의 특성을 활용해 만든 미세먼지 정화 시설이다. 시설 주변 5~10m 범위에 있는 미세먼지를 17~21% 정도 줄인다. 이산화탄소는 1년에 280톤 줄이는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인천

인천에서 3일 중 하루꼴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인천은 올해 3월 한 달 중,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일수가 10일 이상이다.

인천에는 공항, 항만, 영흥 석탄발전소, 서구 LNG 발전소 등 국가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지가 있어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이 기준치보다 많이 배출된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미세먼지 수치는 인천지역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소 24곳 중 23곳이 국가대기환경기준을 초과했다. 2월에 측정한 초미세먼지 평균치는 24곳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고, 미세먼지 수치 역시 환경기준에 근접했다. 질소산화물 수치는 1월 평균치의 경우, 24곳 중 9곳이 환경기준을 넘겼다.

 

#공기정화능력이 좋은 이끼

식물은 공기를 정화하는데 효과가 있고 관리하기도 쉽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밀폐된 우주선을 활용해 식물의 오염물질 정화 능력에 대해 실험했다. 밀폐 공간에 12개의 식물을 넣었더니 24시간 내 오염물질의 80%가량이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끼는 주변 환경을 냉각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을 정화하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진 식물이다. 다른 식물보다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잎 면적 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잎 면적 지수란 같은 면적 당 이파리가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이끼 잎 면적 지수는 활엽수에 비해 30배 가량 높다.

이끼타워는 이끼의 특성을 활용해 만든 미세먼지 정화 시설이다. 시설 주변 5~10m 범위에 있는 미세먼지를 17~21% 정도 줄인다. 이산화탄소는 1년에 280톤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이끼타워에는 태양열 에너지 판을 설치해 따로 외부 전력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 도입 가능성?

올해 인천시 계획에 이끼타워 설치는 들어있지 않았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형 맞춤 미세먼지 저감사업’을 7개 분야별 66개 세부 사업으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인천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도로 먼지 제거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녹지 정책 분야에선 ‘미세먼지 차단숲’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국비, 시비, 구비를 들여 남동구, 계양구, 중구에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차단숲은 고속도로, 공업단지 주변에 조성해 공기 중 오염원을 정화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끼 타워 도입은 올해 계획에 없다”며 “대신 2019년부터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미세먼지 차단숲을 3곳 정도 더 조성할 계획”이라며 “대규모로 숲을 조성해 공기를 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서울 강서구를 중심으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많은 거리에 시범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마곡중앙광장에 이끼타워(가로 3m, 세로 4m) 6개가 설치된 상황이고, 마곡역과 발산역거리에 상반기 중으로 2개를 더 설치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미세먼지 밀도가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로변이다.

이끼타워 설치를 주도했던 SH 관계자는 “이끼는 겨울철에도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끼가 우리나라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직접 증명했다. SH 건물 옥상에 이끼타워를 만들고 1년 동안 관찰했다. 다행히도 크게 관리하지 않았는데 잘 자랐다”며 “마곡역에서 발산역 거리에 상반기 중으로 스마트 모스월 2개를 더 설치할 예정이다. 효과가 좋다면 서울시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인턴기자 myn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