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제공 취지 2017년 제정
아동학대 예방 중요한 수단 거론
종합계획 미수립·추진사업 전무
시·시의회 “보완사항 점검할 것”
인천시의회 청사. /사진제공=인천광역시의회
인천시의회 청사. /사진제공=인천광역시의회

'영양 결핍 8살 여아 사망' 등 인천지역 아동학대 사건 여파로 부모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4년 전 제정된 '인천시 부모학습 지원 조례'가 시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시와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이용범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모학습 지원 조례는 2017년 6월 시민이 올바른 부모 역할을 실현할 수 있도록 평생 학습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특히 이 조례는 모든 시민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부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의 생애 주기와 특성, 상황에 적합한 부모 학습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습 지원 대상은 가정 유형이나 혼인 여부 또는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부모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인천시민이다.

교육 내용은 ▲자녀 발달 단계별 양육 방법에 관한 교육 ▲부모와 자녀 간 이해와 소통 증진 및 건강한 관계 형성에 관한 교육 ▲올바른 부모 역할 및 수행 방법에 관한 교육 ▲자녀의 바른 인성 형성과 민주 시민 양성에 관한 교육 ▲민주적이고 양성 평등한 가족 관계 증진에 관한 교육 ▲부모 자신의 삶 성장 및 학습력 함양에 관한 교육 등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조례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해당 조례는 시가 부모 학습 활성화와 지원을 위해 '부모학습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부모학습자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지만, 시는 아직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조례 관련 추진 중인 사업도 없다.

이용범 시의원은 “부모학습 지원 조례를 만들어 놓고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조례에 추가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관련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부모학습종합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면서도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부모 학습이 포함된 가족 관계 증진·회복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동 관련 전문가들은 인천일보 기획기사(3월11일자 7면 '아동학대 반복, 이대론 안 된다 하편')를 통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부모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충권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올바른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 교육과 인식 개선을 통해 학대 행위를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가 2013년 발주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부모 교육 제도화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선 '부모 교육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가칭 부모교육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울러 부모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제도화·활성화하기 위해선 국가와 지자체의 부모 교육 지원 예산을 반드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준·이아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